“미국 50% 관세, 인도 경제 최대 0.6% 타격”…의류·보석 수출 급감 우려
현지시각 기준 9월 8일, 인도(India) 재무부는 미국(USA)의 50% 초고율 관세 부과에 따라 2025년 4월 시작된 현 회계연도 내 인도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0.6%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국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의 이번 조치가 의류, 보석 등 노동집약적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면서, 인도 정부와 경제계 모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난타 나게스와란 인도 재무부 수석경제고문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추가 관세가 유지된다면 인도의 경제 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며,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둘러싼 미국의 제재가 실제 성장 동력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 8월 27일부터 러시아산 원유 수입에 대한 제재 명목으로 기존 25% 관세에 추가 25%를 더해 관세율을 50%까지 올렸다. 이 수준은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최상위에 해당한다.

특히 인도는 미국에 의류, 보석 등 다양한 노동집약적 제품을 수출하며 대미 교역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번 관세 인상에 따른 손실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나게스와란 고문은 “관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인도가 더욱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올해 4월부터 이어진 성장세와 정부의 소비세(GST) 인하, 8년 만에 진정된 물가 상승이 경제의 버팀목이지만 관세 충격이 지속될 경우 그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재무부는 내수 경기 부양을 위해 대부분의 일용품에 대해 추가로 상품·서비스세(GST)를 인하했다. 이를 통해 가처분 소득 증대와 소비 확대가 GDP 성장률을 0.2~0.3% 정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게스와란 고문은 “기존 정부 성장률 목표치인 6.3~6.8%는 유지한다”고 밝혔으나, 장기적인 관세 유지에 따른 하방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인도가 중국, 러시아와의 밀착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다”고 언급했으나 러시아산 원유 수입과 관련한 미·인도 간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장관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미국의 초고율 관세가 인도에 거시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아시아 공급망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현재 인도 정부는 관세 장기화 시 성장률 하락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내수 진작 및 물가 안정 정책이 경제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는 이번 미·인도 관세 갈등이 향후 아시아 경제질서 및 공급망 재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양국 간 무역 마찰과 외교 현안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