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인사 검증인가 정치 공방인가"…조국혁신당·민주당 광주시당, 이혜훈 지명 놓고 격돌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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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검증의 범위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과 조국혁신당 광주시당이 정면 충돌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지명을 문제 삼으면서, 광주 지역에서 여야 신당 간 갈등이 빠르게 확산되는 양상이다.  

 

30일 조국혁신당 광주시당 등에 따르면 조국 대표는 전날 고 안성례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 빈소를 조문하기 위해 광주를 찾았다.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 대표는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조 대표는 "내란과 계엄을 옹호하고 윤석열 어게인을 외친 집회에 참석했던 인사에게 나라의 곳간을 맡긴다는 점에 환호하거나 박수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발언의 배경으로 "대선 전 내란과 계엄에 맞서 함께 싸웠던 야 4당 간의 공개 약속이 있다"며 "그 약속을 준수하고 실천하는 일들은 지연되거나 미뤄지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조 대표는 "이혜훈 지명자가 분위기에 휩쓸려 집회에 갔다고 해명했는데, 일국의 국무위원이 될 사람이 그런 판단 능력이 없다는 것이 말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이 지명자를 비판하는 것도 내란 본당이 할 말은 아니다"라며 "민주공화국의 원칙을 지키는 사람인지, 전문성은 있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대표의 발언이 전해지자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은 곧바로 논평을 내고 "조국 대표의 발언은 인사 검증의 본질을 벗어난 정치적 공세"라며 맞받았다. 광주시당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평가는 재정 운용에 대한 전문성과 국정 수행 능력을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특정 집회 참석 이력에 대한 정치적 해석만으로 인사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과도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광주시당은 또 "대선 과정의 야 4당 약속을 근거로 인사를 압박하는 것은 대통령의 헌법상 인사권을 오해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절차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조문 자리에서 인사 문제를 정치적으로 확장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광주시당은 이러한 행보가 "정책과 비전이 아닌 정치적 공방으로 사안을 키우는 행보"라고 규정했다.  

 

여기에 조국혁신당 광주시당이 재반박하면서 공방은 더욱 거세졌다. 조국혁신당 광주시당은 논평을 통해 "이혜훈 기획예산처장관 지명 비판을 정치적 공세로 규정한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 논평은 비판 주체를 공격하는 논점 이탈"이라고 맞섰다.  

 

혁신당 광주시당은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하지만, 그 행사 과정과 결과에 대한 질문과 비판은 민주주의의 핵심으로 결코 성역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 후보자 관련 문제 제기는 특정 집회 이력에 대한 정치 공세가 아니라, 국가 재정을 총괄할 공직자의 헌정 인식과 판단 능력, 윤리성을 묻는 인사 검증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인사청문회 이전의 문제 제기와 공론화까지 정치적 공세로 낙인찍는 것은 권력 감시를 약화시키는 것으로, 민주 정당 간 협력은 침묵이 아니라 더 엄격한 비판과 책임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지명을 둘러싼 양당 광주시당의 충돌은 향후 인사청문회 국면과 중앙 정치권 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회는 조만간 인사청문회 일정을 논의할 예정이며, 여야와 신당들은 이 혜훈 후보자의 헌정 인식과 재정 운용 능력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임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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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더불어민주당광주시당#이혜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