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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겨울 관절통, IT바이오가 제시하는 관리 해법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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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압과 습도 변화가 관절 건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겨울철 비 오는 날 악화되는 관절통을 IT바이오 기술로 관리하려는 시도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찜질, 약물, 생활습관 교정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웨어러블 센서와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활용해 기상 변화와 통증 데이터를 함께 분석하는 맞춤 관리가 더해지는 흐름이다. 의료계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증상이 널뛰기하는 관절염 관리에 데이터 기반 모니터링이 새로운 표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통적으로 관절염 환자들은 늦가을과 초겨울, 특히 비가 내리며 기압이 떨어지고 습도가 높아질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경향을 호소해 왔다. 낮은 대기압은 관절 내부 압력을 상대적으로 높여 연골과 주변 조직에 스트레스를 주고, 여기에 찬 공기가 더해지면 관절이 쉽게 굳어 통증이 악화되는 구조다. 최근에는 기상 정보와 연동되는 스마트폰 앱과 웨어러블 기기를 이용해 기압·습도 변화와 통증 강도를 함께 기록하는 서비스가 등장해, 이런 상관관계를 개인 단위에서 정량적으로 확인하려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관절 주변 조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기본 원칙은 여전히 실내 환경 관리다. 난방기구와 제습기를 활용해 온도와 습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 관절 주변 조직의 팽창과 수축이 완만해져 통증 변동 폭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IT 기반 스마트 온습도 센서와 연동된 홈 IoT 시스템은 하루 중 기압·온도·습도 변화를 자동으로 기록하고, 특정 범위를 벗어나면 알림을 보내거나 난방·제습 장비를 자동 제어하는 방식으로 관절 건강 관리 도구로 확장되는 추세다.

 

통증이 심한 시기에는 관절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는 행동을 피하는 것이 기본이다. 쪼그려 앉기, 갑작스럽게 뛰거나 계단을 빠르게 오르내리는 동작, 한 방향으로 무게가 집중되는 자세는 관절 내 압력을 급격히 높여 통증을 키울 수 있다. 급성기에 열감과 붓기가 동반되면 냉찜질이, 열감은 없지만 뻣뻣함이 지속되는 만성 통증에는 온찜질이 권장된다. 최근에는 온열·냉각 기능을 정밀 제어할 수 있는 전자식 착용형 찜질 기기와 스마트 패치가 개발돼, 온도·시간을 앱에서 조절하며 사용하는 방식도 확대되고 있다.

 

온열은 관절 주변 혈류를 개선하고 뻣뻣해진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어, 겨울철에 특히 선호된다. 통증이 일정 수준을 넘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진통소염제 복용이 필요할 수 있으며, 이때 자기기입형 통증 일지 앱을 활용하면 약 복용 시점과 통증 강도 변화를 함께 기록해 의료진과의 상담에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국내외 제약사들은 퇴행성 관절염을 대상으로 한 경구제, 주사제뿐 아니라, 약물 함유 패치와 온열 기능을 결합한 의료기기형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관절 통증이 있다고 해서 움직임을 지나치게 줄이는 것은 장기적으로 불리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통증 회피를 위해 활동을 극도로 제한하면 관절을 지지하는 근육이 빠르게 약해지고, 결과적으로 관절이 더 불안정해져 작은 동작에도 통증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통증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규칙적인 저강도 운동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들은 관절 가동 범위와 보행 패턴을 실시간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환자별 적정 운동 강도를 제안하고, 통증 악화 신호가 포착되면 운동량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실제 운동 프로그램으로는 스트레칭, 실내 걷기, 고강도 충격이 적은 수영, 요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운동은 관절에 직접적인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근력과 유연성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일부 병원과 헬스테크 기업은 관절염 환자를 위한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영상 기반 운동 코칭과 실시간 자세 교정 피드백을 제공하며, 운동 수행 데이터와 통증 변화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비가 잠시 그친 시간대에 맞춘 짧은 실외 산책도 혈액순환과 관절 윤활액 분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날씨·공기질 데이터를 결합해 최적 산책 시간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관절염 관리 시장은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빠른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스마트워치, 관절 센서, 원격진료 플랫폼을 결합해 관절염 환자의 보행 속도, 활동량, 야간 각성 시간 등을 모니터링하고, 통증과 염증 악화를 조기에 포착하는 서비스가 상용화돼 있다. 미국과 유럽 일부 정형외과 센터에서는 인공관절 수술 전후 환자에게 웨어러블을 지급해 재활 경과를 모니터링하고, 특정 기준 미달 시 물리치료 강도를 조정하는 등 데이터 기반 개입을 확대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고령화와 함께 관절 질환 유병률이 높아지면서 유사한 디지털 헬스케어 모델 도입이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국내에서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 논의와 맞물려 관절염 등 만성 근골격계 질환 관리에 원격 모니터링과 디지털 치료제를 결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장기 복용이 필요한 진통소염제의 부작용 관리, 체중 조절과 운동 습관 개선, 수면 패턴 교정 등이 모두 디지털 플랫폼에서 연동될 수 있어, 의료계는 적절한 규제와 보험 제도가 정비될 경우 관절 질환 관리 패러다임이 크게 바뀔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의료데이터의 민감성을 고려해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 범위에 대한 법적 기준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비 오는 날 악화되는 관절통 관리가 생활습관·약물·물리치료에 더해, 기상·활동·통증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IT바이오 기반 정밀 관리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고령층 환자의 디지털 접근성, 의료현장의 인력과 시간 부담, 보험 수가 구조 등 현실적 제약이 적지 않아 기술 속도와 제도 정비의 간극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산업계는 데이터와 기술, 의료 현장이 유기적으로 맞물릴 때 관절염을 포함한 만성 관절 질환 관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실제 환자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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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디지털헬스케어#웨어러블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