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방글라데시, 보잉 항공기 25대 대규모 구매”…미국과 관세 합의 후 무역 지형 변화 촉발

김소연 기자
입력

현지시각 7일, 방글라데시(Dhaka) 정부가 미국(USA)과의 대미 관세 협상 타결 직후 보잉(Boeing) 항공기 25대 신규 구매를 단행했다. 이번 결정은 양국 간 원자재와 산업용 제품 교역 확대와 맞물려, 동남아 항공기 도입 시장과 글로벌 무역 환경에 직접적인 반향을 낳고 있다.

 

마부부르 라흐만 방글라데시 상무부 차관은 “미국과의 관세 합의에 근거해 광폭 동체 항공기 25대를 보잉에 발주했다”며 “첫 인도는 2029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올해 4월 방글라데시산 면화제품 관세를 기존 16%에서 37%로 전격 인상한 데 대한 대응으로, 방글라데시는 신속한 원자재·미국산 제품 수입 확대 및 항공기 주문을 조건부로 내걸며 협상 끝에 8월 초 관세율을 20%로 낮추는 데 합의한 바 있다.

방글라데시, 관세 인하 합의 후 ‘보잉’ 항공기 25대 주문…에어버스도 공급 제안
방글라데시, 관세 인하 합의 후 ‘보잉’ 항공기 25대 주문…에어버스도 공급 제안

방글라데시 정부는 미국산 밀, 면화, 원유 등의 추가 수입도 공식화한 가운데, 미국 역시 자국 항공기 및 산업재 수출 증대에 포커스를 맞췄다. 한편, 미국은 방글라데시산 의류의 주요 수입처로 전체 수출물량의 약 20%를 차지해 왔다.

 

항공기 제조 부문에서는 유럽의 에어버스(Airbus)도 A350 광폭 동체 10대와 A320 협동체 4대 등 총 14대의 신규 공급을 방글라데시에 제안했다. 라흐만 차관은 “비만 방글라데시 에어라인스가 해당 제안을 내부적으로 검토 중”임을 밝혔다. 이에 맞서 보잉도 기존 드림라이너 787 10대와 737 맥스 제트 4대의 추가 공급안을 내놓으며 시장 영향력 강화 움직임을 나타냈다.

 

방글라데시의 현재 항공기 보유 규모는 19대로, 이 가운데 14대가 보잉 기종에 속한다. 업계에서는 보잉의 기존 우위가 단기간 내 변화하지 않겠지만, 차세대 항공기 도입과 유럽·미국 제조사의 가격·조건 경쟁 심화에 따라 교역구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적 환경 역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최근 반정부 시위 이후 과도정부 체제를 유지 중이며, 내년 2월 예정된 총선을 앞두고 대외 경제·항공 산업정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국제 무역시장에서는 이번 대미 관세 합의와 방글라데시의 대규모 항공기 구매가 미 항공·원자재 기업의 수출 실적에 긍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평가한다. 뉴욕타임스(NYT),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은 “방글라데시 항공·무역 정책의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하면서, 양국 교역 구조 재편과 항공·증시 시장 반응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양국 간 산업 교역 확대가 아시아 항공시장 성장과 국제 무역 네트워크 변화에 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한다. 방글라데시 정부의 후속 정책에 따라,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 간 경쟁과 국내외 투자 흐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김소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방글라데시#보잉#에어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