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 매수세 되살아나”…미국 기존주택 거래 증가, 글로벌 경기 둔화 속 완만한 회복 조짐
현지시각 기준 20일, 미국(USA) 부동산 시장에서 기존주택 거래가 두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는 통계가 발표됐다. 9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려가면서 그동안 얼어붙어 있던 수요가 일부 살아나는 모습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미국 주택 시장이 완만한 회복 신호를 보낸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0월 미국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계절조정 연율 기준 410만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9월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통계는 계약 체결 후 소유권 이전까지 1∼2개월 이상 걸리는 절차를 반영하는 만큼, 10월 거래에는 8∼9월에 이뤄진 주택 구매 결정이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이 지난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재개한 뒤 모기지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점이 수요 회복의 직접적인 배경으로 거론된다. 미 국책 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Freddie Mac)에 따르면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7월 마지막 주 6.72%에서 9월 마지막 주 6.30%로 내려갔다. 8∼9월 두 달 동안 금리 하락 흐름이 이어지면서 매수 대기 수요가 실제 거래로 연결됐다는 해석이다.
가격 측면에서는 여전히 상승 압력이 강하게 나타난다. NAR에 따르면 10월 미국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40만6천800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1% 올랐다. 이로써 기존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28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공급 부족과 여전히 역사적 평균을 웃도는 대출 금리가 맞물리면서 ‘거래는 조금씩 살아나지만 집값 고점 부담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로런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구매자들이 대출금리 하락 시점을 활용하면서 10월 주택 판매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상황에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재정 불확실성과 고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와 모기지 비용 완화가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진단이다.
미국 주택 시장은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표 지표로 여겨진다. 최근 국제 금융시장에서 각국 중앙은행이 고금리 유지와 점진적 완화를 놓고 기조 조정을 모색하는 가운데, 미국의 주택 거래 회복은 세계 투자자와 주요국 통화정책 당국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요 글로벌 금융매체들도 미국 모기지 금리 하락과 거래 반등을 “고금리 피크 이후 첫 수요 회복 신호”로 해석하며 향후 연준의 추가 완화 여부와 부동산 시장의 지속성을 관찰 대상으로 지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주택 시장이 완만한 회복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물가와 임금 상승, 여전히 높은 대출 이자 부담이 거래 확대를 제약할 수 있다고 본다. 추가 금리 인하와 공급 확대 없이는 거래 회복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국제사회는 미국 주택 시장의 수요 회복 흐름이 세계 경제 전반의 경기 반등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