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함보다 인간적 가치” 박천휴, AI 시대 문화의 본질 짚었다
정책과 기술 담론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외교부가 문화와 인공지능을 한자리에 세웠다. AI 시대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맞물린 가운데, 문화 창작과 소비의 미래를 묻는 토론이 서울에서 열렸다.
외교부는 25일 서울에서 AI 인공지능 시대 문화의 미래를 주제로 2025년 글로벌 혁신을 위한 미래대화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미래대화 포럼은 국제사회 주요 의제를 문화적·사회적 관점에서 진단하기 위해 외교부가 2019년부터 이어온 정책 대화 플랫폼이다.

포럼 기조연설은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토니상 6관왕을 기록한 박천휴 작가가 맡았다. 박 작가는 기술 발전이 가져올 변화의 속도를 짚으면서도 인간 중심 가치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술이 완벽함을 향해 나아갈수록 돌아봐야 할 인간적인 가치들이 있다며 완벽함이 아니라 서로 이해하고 보듬으려는 마음이야말로 AI 시대에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AI가 문화 영역에 깊숙이 들어오는 상황에서, 인간성 회복이 핵심 과제로 부상한다는 점을 짚은 셈이다.
이어진 세션에서는 AI 시대 문화 창작 직접 만들기와 시켜서 만들기를 주제로 구체적인 논의가 전개됐다. 이성헌 돌고래유괴단 대표, 밴드 페퍼톤스의 가수 이장원 등 창작자들은 기술 활용 방식과 창의성의 관계를 놓고 견해를 공유했다. 한편에선 창작자가 직접 만드는 전통적 방식이, 다른 한편에선 AI에게 시켜서 만드는 새로운 방식이 병존하는 현실에서, 기술을 어떻게 도구로 수용하면서도 인간 고유의 상상력과 표현을 지킬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오갔다.
또 다른 세션에서는 김난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윤채은 구글 아시아태평양 대외관계총괄 등이 패널로 참여해 AI 시대 문화 소비의 변화 양상을 짚었다. 이들은 AI 기반 추천 시스템과 플랫폼 혁신이 문화 소비의 다양성을 확대할 가능성과 함께, 국가 간 문화 소비 격차를 심화시킬 수 있는 위험도 함께 논의했다. 세계 시장에서 특정 국가의 콘텐츠 쏠림 현상이 강화될 경우, 문화적 다양성과 공정한 접근성 문제가 외교 현안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외교부는 미래대화 포럼을 통해 문화·사회 이슈를 국제정치 의제와 연결하는 시도를 지속해 왔다. 2019년 출범 이후 포럼 의제는 해마다 확장돼 왔고, 올해는 AI와 문화라는 결합을 통해 기술 외교, 디지털 규범, 문화 다양성 논의를 아우르는 장이 됐다.
정부 관계자는 포럼에서 제기된 논의를 토대로 AI 시대 문화정책과 공공외교 전략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국제사회 주요 현안에 대한 미래대화 포럼을 이어가며, 문화와 기술, 외교가 교차하는 지점을 중심으로 정책 논의를 심화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