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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2천탈삼진의 순간”…김광현, LG전 강속구 투혼→역대 3번째 대기록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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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2천탈삼진의 순간”…김광현, LG전 강속구 투혼→역대 3번째 대기록 탄생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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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구장의 공기는 뜨거웠고, 응원 함성은 김광현이 다시 마운드를 밟을 때마다 더욱 짙어졌다. 고요히 던진 마지막 직구, 세 번째 탈삼진 순간 관중의 박수와 한숨이 엇갈렸다. 김광현은 끝내 2,000번째 탈삼진을 달성하며 그간의 부상과 부진의 그림자를 걷어냈다.

 

SSG 랜더스 투수 김광현은 9월 7일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5이닝 7피안타 3실점을 남기고 시즌 8승과 함께 뜻깊은 기록을 세웠다. 이번 경기 전까지 통산 1,997개의 삼진을 쌓아온 김광현은 이날 3개의 삼진을 추가, KBO리그 통산 2,000탈삼진 금자탑에 올랐다. 이 기록은 송진우, 양현종에 이어 역대 3번째로 달성된 대업이다.

“2천탈삼진 금자탑”…김광현, LG전 3K로 역대 3번째 대기록 / 연합뉴스
“2천탈삼진 금자탑”…김광현, LG전 3K로 역대 3번째 대기록 / 연합뉴스

김광현의 투구는 힘이 느껴졌다. 최고 속도 149㎞를 기록한 직구와 예리한 슬라이더가 인상적이었고, 실점 위기마다 노련한 리듬조절로 경기를 지켜냈다. 시즌 내내 어깨 염증과 구속 저하, 8월 평균자책점 8.66 등 부침이 이어졌음에도 김광현은 이날 23경기 132탈삼진, 한 시즌 세 자릿수 탈삼진 행진을 이어가며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선발로 버틴 5이닝 동안 타선도 힘을 더했다. SSG는 꾸준히 득점을 쌓아 최종 스코어 7-3 승리를 거두며, 김광현은 팀 내 8승(9패) 투수로 기록됐다. 승부처마다 강한 모습으로 마운드를 지켰고, 역대 세 번째라는 역사적인 기록은 관중의 환호와 함께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기 후 김광현은 "2천 탈삼진을 이루고 나니 울컥했다"는 소감과 함께, 선배 투수들에게서 배운 노력이 큰 힘이 됐음을 전했다. "100개 이상의 탈삼진은 선발투수로서의 건재함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기록 달성의 특별함을 강조했다.

 

김광현은 인터뷰에서 “신인 시절 선배들에게 많은 걸 배웠고, 이 대기록에도 그 영향이 컸다”고 이야기했다. 날씨가 선선해져 구속이 오를 것이라는 예감 아래, 포스트시즌 진출과 팬들의 기대에 보답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SSG 랜더스는 이번 승리로 포스트시즌 경쟁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광현의 경험과 투혼은 남은 레이스에서 더욱 빛을 발할 전망이다. 팬들과 현장에 남긴 김광현의 2천 탈삼진 마운드는, 경기장 밖에서도 오랫동안 회자될 기록이 됐다.

 

무거운 관중의 시선, 땀에 젖은 유니폼, 마지막 포효로 남은 마운드 위 그림자. 그날 김광현의 2천번째 탈삼진은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는 한 획이었다. SSG 랜더스의 포스트시즌 추격과 김광현의 다음 투구는 9월의 가을야구를 더욱 뜨겁게 만들 예정이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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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ssg랜더스#2천탈삼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