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 미세환경 관통”…신라젠, BAL0891 병용 근거 확보로 면역항암 패러다임 변화 신호
신라젠이 개발 중인 항암제 BAL0891이 글로벌 면역항암제 경쟁 구도를 흔들고 있다. 신라젠은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린 2025년 미국면역항암학회(SITC)에서 BAL0891의 종양 내 면역세포 활성 메커니즘과 면역항암제 병용 전략의 과학적 기반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산업계는 면역조절 기전을 정량적 데이터와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한 이번 발표를 ‘면역항암 병용치료 최적화 경쟁’의 중요한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신라젠 연구팀은 인체 조직을 재현하는 3차원 종양 미세환경(3D 오가노이드) 플랫폼을 통해 BAL0891이 종양 내 면역세포 침투 유도,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 증가, 선천면역경로(cGAS–STING 축) 활성화를 일으킨다는 점을 확인했다. 기존 후보물질과 비교해, 면역반응성 유도 효과와 면역관문억제제 병용 상승 효과의 예측력이 더욱 정밀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약물 농도별로 면역 활성과 T세포 억제 반응이 교차하는 이중 곡선을 데이터 기반으로 모델링했다. 신라젠은 투여 후 3~5일째 3D 오가노이드에서 면역관문억제제와 BAL0891을 병용할 때 가장 큰 상승효과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도출했다. 국내외 항암제 개발사들이 주로 관찰 기반 분석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시뮬레이션과 정량 분석을 통한 ‘병용 시점의 최적화 접근법’이 주목 받는다.
이와 함께 신라젠은 진행성 고형암 환자 대상 BAL0891과 비원메디슨의 면역관문억제제 ‘티슬렐리주맙’ 병용 임상1상 개요를 첫 공개했다. 이번 임상은 미국과 한국의 다기관에서 30명 내외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안전성, 내약성을 비롯해 권장 임상용량(RP2D)과 최대내약용량(MTD)을 과학적 신뢰성이 높은 베이지안 통계기법으로 산정하도록 설계됐다. BAL0891은 3주 간격으로 1일 차와 15일 차에, 티슬렐리주맙은 8일 차에 투여된다.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에서는 이미 병용효과 극대화를 위한 과학적 접근과 임상 평가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MSD, 로슈 등 글로벌 기업이 다양한 면역항암제 병용 전략을 도입하는 가운데, 신라젠은 3D 플랫폼 기반 병용 최적화, 정량 시뮬레이션 정보 공개 등 전임상-임상 연계 강화를 앞세워 경쟁 우위를 노린다는 복안이다.
한편, 임상시험 관련 규제·윤리 환경도 주요 변수로 부상한다. 현재 임상1상은 미국 FDA·국내 식약처 허가 하에 진행되며, 신라젠은 글로벌 통합 데이터 관리·환자 모니터링 체계 구축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전임상에서 입증된 BAL0891의 면역항암 시너지와 정밀 분석능력이 임상적 유의성을 확보할 경우, 국내 항암제 개발 경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BAL0891 연구와 임상이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신약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시장 환경, 규제가 맞물리는 신약개발 경쟁 구도에서 과학적 근거와 전략적 접근의 균형이 새로운 성장 조건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