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경영 성적표 A등급”…보령, 2년연속 상위권 유지 주목
ESG 경영이 제약 산업의 새로운 경쟁축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보령이 2년 연속 상위권 평가를 받으며 지속가능 전략의 성과를 입증했다. 한국ESG기준원이 발표한 2025년 ESG 평가에서 보령은 종합 A등급을 획득해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 효율화, 생물다양성 보전 등 환경경영과 더불어 지역사회 공헌, 지배구조 개선에 걸친 통합적 접근이 평가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중견 제약사의 ESG 체계가 고도화되는 흐름을 ESG 공시 의무화와 글로벌 공급망 규제 강화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보령은 한국ESG기준원이 실시한 2025년 ESG 평가에서 종합 A등급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한국ESG기준원은 매년 국내 상장사를 대상으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 전 영역을 정량·정성 지표로 평가해 결과를 공표한다. 보령은 2024년에 이어 2년 연속 종합 A등급을 유지하며 ESG 경영 수준을 인정받았다.

환경 분야에서 보령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마련했다. 특히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NDC 2035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제3자 검증을 자발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제3자 검증은 외부 공인기관이 배출량 데이터를 검증하는 절차로, 글로벌 기후 공시와 금융권의 기후리스크 심사에서 신뢰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보령은 온실가스, 용수, 폐기물을 포함한 6대 환경지표를 설정하고 10개년 관리계획을 수립해 개선 목표를 관리 중이다. 이 계획은 제조 공정에서의 에너지 사용량과 배출량을 장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로드맵 성격을 지닌다. 의약품 생산거점인 예산캠퍼스는 한국에너지공단으로부터 자발적 에너지효율목표제 우수 사업장으로 선정되며 에너지 관리 체계도 검증을 받았다. 제약 공장은 고정식 설비와 냉난방, 원료 제조공정에서 에너지 사용 비중이 높아 효율화가 쉽지 않은데, 에너지 효율목표제를 통해 설비 교체, 공정 최적화, 운전시간 조정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한 결과로 풀이된다.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도 환경경영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령은 지난해 예산군과 황새 서식지 보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황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자 천연기념물로, 서식지 보전은 수질관리, 습지 보전, 먹이사슬 유지 등 지역 생태계 전반을 관리하는 작업과 연결된다. 보령 임직원은 서식지 정화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황새의 안전한 번식을 돕기 위한 둥지탑 설치도 지원 중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요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산림 복원이나 수자원 보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흐름과 유사한 방향으로, 단순 기부를 넘어 현장 기반의 생태계 관리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회 부문에서 보령은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지역 협력을 기반으로 최고 등급인 A플러스 평가를 받았다. 제약사의 사회 부문 평가는 환자 접근성, 약가 부담 완화 프로그램, 지역사회 보건·교육 지원, 임직원 복지와 산업안전 지표 등이 포함되는 구조다. 보령은 지역사회와 연계한 공헌 활동을 확대하며 사회적 가치 창출을 강화해 왔다. 이는 글로벌 제약사의 ESG 평가에서 중요하게 보는 이해관계자 참여와 사회적 임팩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배구조 영역에서는 부패방지와 컴플라이언스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보령은 부패방지·컴플라이언스 방침을 제정하고 공정거래 자율준수 행동강령을 공개해 임직원과 파트너사의 준법 기준을 명확히 했다. 제약 산업 특성상 리베이트, 정보 비대칭, 특허와 라이선스 계약 등에서 법적 리스크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선제적인 규정 제정과 공개는 지배구조 평가에서 핵심 지표로 작동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반부패 컴플라이언스는 연구개발 파트너십, 다국가 임상, 라이선스 아웃 계약 체결을 위한 기본 전제 조건으로 인식된다.
보령은 ESG 경영을 이사회 중심 구조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SG 관련 주요 성과와 중장기 계획을 이사회에 보고해 승인을 받은 뒤 이행하는 체계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리스크관리책임자 CRO는 전사적 리스크 관리와 내부 통제를 담당하며, 리스크 관리 활동 결과를 이사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있다. 제약사는 연구개발 실패, 임상 지연, 약가 인하, 품질 이슈 등 재무적 변동성이 큰 산업이기 때문에, CRO를 중심으로 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은 투자자와 기관투자가의 ESG 평가에서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ESG 요구 수준이 높아지는 추세다. 유럽연합의 공급망 실사 지침과 미국의 기후 공시 강화 기조는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공급 파트너에도 동일한 수준의 ESG 정보를 요구하고 있다. 탄소 배출과 인권, 부패 리스크가 높은 공급사는 중장기적으로 거래 축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보령과 같이 상장 제약사가 ESG 평가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사례는 향후 글로벌 파트너십, CDMO 수주, 기술 수출 협상에서 신뢰도 지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ESG 체계가 단기 평가지표를 넘어, 제약사의 연구개발 투자와 생산 전략, 글로벌 사업 확장의 전제 조건으로 굳어지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보령이 확보한 ESG 수준이 향후 실제 비즈니스 경쟁력으로 연결될지, 또 규제 강화 속도에 맞춰 추가적인 환경·사회 투자를 어떻게 설계할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