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번째 2루타 금자탑”…이정후, 추신수 넘는 돌파→MLB 새 역사를 세우다
깊어진 저녁,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를 울린 이정후의 방망이는 어느덧 새로운 역사의 벽에 도달했다. 30번째 2루타가 터진 순간, 관중석에서는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또 다른 전설의 출발점이 임박함을 직감할 수 있었다. 단순한 안타를 넘어선 장타, 그리고 팀과 팬 모두의 감동이 응축된 기록이었다.
이정후는 2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에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4타수 1안타를 기록한 이정후는 4회말 1사에서 컵스 선발 콜린 레아의 높은 직구를 공략해 좌측 펜스를 넘기는 2루타를 만들어냈다. 시즌 30번째 2루타였다. 현재 내셔널리그 전체 2루타 공동 8위이며, 선두 맷 올슨과도 5개 차를 좁혔다.

한국 선수의 MLB 단일 시즌 2루타 30개 벽은 쉽사리 깨지지 않았다. 이 기록의 선두 주자는 추신수로, 2012년 단일 시즌 43개와 통산 8차례 달성이라는 대기록의 주인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이정후는 빠른 페이스로 추신수에 이은 두 번째 한국인이라는 새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이정후는 2루타 30개와 3루타 10개를 동시에 달성하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역사에서 윌리 메이스, 보비 본스, 개리 매독스, 앙헬 파간에 이어 다섯 번째로 기록을 이었다. 구단 레전드 반열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름을 보태는 상징적 성취였다.
팀의 연승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이정후의 최근 타격감은 팀 내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8월 이후 대부분의 경기에서 안타를 올렸으며, 27안타 중 11개가 장타로 이어지며 장타율을 끌어올렸다. 2루타 8개, 3루타 2개, 홈런 1개 등 모든 구질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공격 본능이 극대화됐다.
경기가 끝난 오라클 파크에는 샌프란시스코의 연승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기운과 이정후의 다음 도전을 기대하는 에너지가 교차했다. 한 번의 2루타가 지닌 기록 이상의 의미가 뚜렷이 각인된 밤이었다. 이정후는 이번 승리와 함께 남은 시즌 장타 행진에 박차를 가하며, 팬들은 또 한 번의 감동을 준비하고 있다.
하루를 온전히 내던진 그라운드의 시간, 이정후는 자신만의 역사를 덧칠했다. 야구장의 환호와 침묵이 교차하는 푸른 저녁, 이정후의 새 기록은 오늘 밤도 조용한 진동으로 남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남은 시즌과 이정후의 행보는 현지 시각으로 29일 펼쳐질 시카고 컵스와의 홈 2차전에서 다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