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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신약 후보 예측”…한미약품, 국책모델 개발 기관 선정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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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이 신약개발 현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한미약품이 보건복지부의 ‘K-AI 신약개발 전임상·임상 모델개발 사업’ 공동 연구기관으로 선정되면서, 국내 제약·병원·학계가 연합해 전주기 AI 신약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업계는 이번 프로젝트를 데이터 기반 AI 소프트웨어 ‘국산화’ 경쟁의 분수령으로 본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AI 기반 전임상·임상 모델 개발 신규 과제(2025년도 K-AI 신약개발 사업)에 삼성서울병원 컨소시엄의 핵심 멤버로 참여한다. 이번 과제의 핵심은 기존에 분절적으로 운영되던 임상(사람 대상 시험)과 전임상(세포·동물실험) 데이터셋을 통합·융합해, AI가 임상 결과를 전임상 단계로 되돌려 분석하는 ‘역이행 연구’ 전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다. 역이행 연구란 임상시험에서 얻은 방대한 실증 데이터를 전임상 연구로 환류시켜 신약 실용화를 가속하는 혁신적 접근법을 의미한다. 기존 단일 데이터 기반 후보물질 도출 방식보다 후보 타깃 정확도와 신약개발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한미약품은 특히 항암·대사질환 등 신약개발 경험에서 확보한 대규모 전임상·임상 데이터와 세포 기반(in vitro), 동물 모델(in vivo), 오믹스(유전체·단백질) 등 멀티모달 데이터를 제공한다. 이들 데이터가 삼성서울병원, 강북삼성병원 등 의료기관 임상정보와 결합될 경우, 전임상 단계 후보물질의 임상 예측 정확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AI가 제시하는 ‘신규 후보가설’이나 예측 결과를 실제 신약 연구에 적용해 검증하고, 그 실증 성과를 다시 AI 학습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목표로 한다.

 

해외에서는 영국 DeepMind, 미국 Insilico Medicine 등 글로벌 AI 신약 기업들도 임상-전임상 통합 분석에 집중하고 있으나, 국내에서 정부 주도의 대규모 기관 협력으로 AI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은 이번이 대표적 사례다. 전문가들은 데이터 표준화, 개인정보 보호 등 각종 규제 이슈가 시장 진입 단계에서 주요 관건이 될 것으로 보면서도, 국산 임상 예측 AI가 상용화될 경우 신약개발 기간 단축·비용 절감 측면에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한미약품 최창주 연구책임자는 “각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연계하는 구조를 성공적으로 구현해, 국내 혁신신약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국책 AI 소프트웨어가 실제 시장 도입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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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ai신약개발#삼성서울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