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P로 10억달러 인수행”…리플, GTreasury 전격 합병에 글로벌 결제 시장 지각변동 전망
현지 시각 17일, 미국(USA)에서 가상자산 기업 리플(Ripple)이 대형 트레저리 소프트웨어사 GTreasury를 약 10억달러 상당의 XRP로 전격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 120조달러 규모에 달하는 기업 트레저리 시장의 혁신을 목표로 한 이번 M&A는 규제 승인 절차를 앞두고 있어 글로벌 금융·결제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전통 금융 인프라의 한계와 블록체인 기술의 접목 가능성을 집중 조명받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리플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전액 자사 결제토큰 XRP로 구성됐으며, 인수 대상인 GTreasury는 수십년간 다국적 기업에 재무 예측 및 리스크 관리 솔루션을 제공해온 업계 선두업체다. 리플은 이 인수를 통해 글로벌 법인 고객이 국경 간 자금 이동·환매조건부채권(레포) 매매 등을 거의 실시간으로 집행할 수 있는 ‘엔드투엔드 결제 스택’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거래 실패율 감소, 트랩드 캐시(해외 계좌에 묶인 자금) 해소 등 현금 운용 효율화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그 배경에는 기존 전통 결제 인프라의 정산 지연과 분절된 유동성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리플은 2025년 들어 히든로드(Hidden Road),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레일 등 관련 업체를 잇따라 인수하며 글로벌 결제·현금 관리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확장해왔다. 이번 GTreasury 인수로 트레저리 자동화, 스테이블코인 및 토큰화 예치금 관리, 블록체인 네이티브 유동성 배분 등 차세대 재무기능 전환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각국 시각은 엇갈린다. 찬성론은 “블록체인 기반 결제망과 전통 엔터프라이즈 툴 체인의 결합이 지연, 비용, 투명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평가하며, 기업 재무팀이 실시간 현금 가시성과 규칙 기반 유동성 배분을 실현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한다. 반면 신중론은 “규제 승인 속도, 레거시 시스템과의 완전한 연동, 회계·감사 등 전통 통제 표준 충족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다. 특히 레포 시장 결제 최종성, 담보 규정 등 전통 금융의 엄격한 규율과 동일한 신뢰 확보가 관건으로 꼽힌다.
국제 주요 매체 또한 긴밀히 주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20조달러 트레저리 운용 시장에 크립토 결제 네이티브 기업이 실질적 침투에 나섰다”고 평가했으며,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는 “기업결제 혁신과 기존 시스템 충돌이 동시에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향후 전망도 불확실성을 동반한다. 브래드 갈링하우스(Brad Garlinghouse) 리플 CEO는 “느리고 구식인 결제 시스템을 겨냥한다”고 밝혔고, GTreasury 르낫 퍼 이크(Renaat Ver Eecke) 역시 “자본의 ‘효율적 활성화’가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질적 변화를 위해서는 규제 심사, 고객사 온보딩, 내부 권한 체계와 회계 표준화 등 다각도의 검증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엔드투엔드 크립토 트레저리 레일이 정착될 경우, 글로벌 현금·투자 운용의 패러다임 자체가 전환될 수 있다”는 시각과 “가상자산 변동성·규제 이슈가 단기 확산을 제약할 것”이란 신중론이 공존한다고 분석한다.
이번 인수로 리플은 블록체인 결제망을 기업 재무운영의 핵심에 진입시키며, 전통과 신기술의 경계에서 변화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가시적 성과는 규제 성공, 시스템 통합, 투자심리의 일관성 등에 달려 있어 시장의 냉정한 검증 과정이 주목된다. 국제사회는 이번 발표의 실질적 이행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