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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삭한 튀김에서 불멍까지”…창원 가을, 미식과 휴식의 풍경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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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깊어가면서 창원 곳곳에 ‘맛’과 ‘쉼’을 찾아 나서는 발걸음이 늘었다. 예전엔 근교로 드라이브를 떠나거나 대형 쇼핑몰을 찾는 게 전부였지만, 요즘은 동네 구석구석에서 계절을 담은 맛과 설렘을 즐기는 풍경이 일상이 됐다. 사소한 취향의 변화지만, 그 안에는 달라진 일상과 새로운 휴식의 태도가 묻어난다.

 

동네 한 켠, 닭 튀김 소리와 고소한 냄새가 퍼지는 텐동 전문점 ‘온센’엔 혼자 식사하는 손님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신선한 재료를 깨끗한 기름에 바삭하게 튀겨낸 온센만의 텐동과 타마고가 특유의 단정한 분위기와 어우러지며, ‘조용히 나를 위한 한끼’를 즐기는 이들에게 사랑받는다. 인증샷과 짧은 후기들이 SNS에 오르는 만큼, 최근 혼밥 문화에서 자신의 미식 루틴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콰이강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콰이강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어, 햇살을 받으며 오늘 하루를 가볍게 시작하고 싶다면 ‘굿필드’가 제격이다. 호주식 브런치와 부산 로스팅 원두로 내린 커피가 아침의 나른함을 달래준다. 넓은 창가, 햇살, 부드러운 스크램블 에그, 커피잔을 들고 천천히 하루를 여는 사람들. “이곳의 여유로움이 너무 좋아 매일 오고 싶다”는 손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공간의 분위기를 대변한다.

 

가족 나들이로 과학의 재미를 느끼고 싶을 땐 창원과학체험관이 인기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직접 만지고 체험하는 전시가 많아, ‘오감으로 배우는 과학’을 경험할 수 있다. “매번 새로운 걸 발견하니 아이가 집에 가기 싫어해요”라는 부모의 고백처럼, 경험에 몰입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가족의 추억으로 남는다.

 

저녁 무렵, 도시와 숲이 만나는 곳에서 특별한 시간을 원한다면 ‘샤슬릭 마산점’이 떠오른다. 숯불 직화로 구운 스테이크와 함께 캠프파이어의 불빛을 바라보는 순간, 평범한 하루마저 마법처럼 변한다. 테라스에서의 불멍, 따뜻한 나눔, 대화—데이트도, 가족 식사도 특별해진다. “불 앞에 앉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다”는 손님 평에서 알 수 있듯, 소박한 불꽃 하나가 일상에 큰 위로를 선사한다.

 

때론 도시를 벗어난 듯한 휴식을 원할 때, 자연 속 로스터리 카페 ‘엘리브 주남’이 있다. 주남저수지 근처 푸른 소나무와 잔디밭, 신선한 베이커리와 스페셜티 커피—이곳에서의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넓은 정원, 탁 트인 베란다, 아이와 함께 잔디에서 뛰노는 풍경에 “여기 오면 다시 숨 쉴 수 있다”는 말이 공감된다.

 

이런 변화는 우리 삶에도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SNS에선 “나만의 쉼터를 찾았다”, “가족과 특별한 하루를 만들었다”는 반응이 이어진다. 맛과 공간, 쉼과 경험—작은 선택이 모여 각자의 일상에 새로운 결을 만든다.

 

결국, 가을의 도시는 거창한 여행 대신 익숙한 풍경, 동네 한 켠의 미식, 잠깐의 불멍에서 변화를 시작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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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온센#샤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