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기획창, 폐업의 상흔 가득한 거리”…자영업자 절망 속 허우적→사회 구조 곳곳에 실존적 물음
한때 젊음의 거리와 패션의 중심이었던 서울 신촌과 동대문 상권이 지금은 텅 빈 점포와 수많은 정리 문구만이 남아 있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시사기획창’은 멈추지 않는 폐업 행렬과 극심하게 늘어난 빚, 그속에 놓인 자영업자들의 일상에 깊게 천착했다. 수치로 드러난 쇼핑몰 공실률과 지난해 매출 0원을 기록한 ‘소멸 가게’의 비율은, 수많은 점포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업주의 삶이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리는 감정적 현장을 웅변했다.
최저임금 인상, 코로나19의 긴 터널, 이제는 고물가와 경기침체까지, 자영업자들에게 닥친 시련은 단 한 번의 파도에 그치지 않았다. 프로그램 취재팀은 음식을 만드는 손길과 접객까지 오롯이 감당하는 부부 사장들의 버티는 하루를 기록하며, 2018년 이후 크게 오른 인건비 부담과 성급하게 회복될 것만 같았던 기대가 어떻게 다시 희망의 빛을 잡아먹는지 세밀하게 짚었다. 장사가 되지 않아도 문을 닫을 수 없다는 현실, 점점 늘어나는 빚 앞에서 자영업자는 무기력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자영업자들의 전체 부채는 1,064조 원을 넘어섰다. 그 가운데 절망에 내몰린 취약 자영업자와 다중채무, 저소득층의 숫자는 42만 7천 명으로 치솟았고, 이들의 연체율과 채무불이행 증가는 단순히 숫자 이상의 삶의 위기였다. 사회학자와 경제 전문가들은 자영업 비율이 아직도 세계 상위권이라는 한국적 현실, 은퇴 후 새로운 삶을 꿈꾸던 이들이 또다시 부채와 재창업의 고리로 내몰리는 현실을 지적했다. 현장 경험 없는 창업과 무분별한 진입이 가져온 상흔을, 교육과 지원의 필요성으로 거듭 강조했다.
무엇보다 기존 정책의 한계가 날카롭게 드러났다. 단순히 자금을 주는 것만이 답이 아니며, 소득과 업종별로 체계적으로 설계된 정책, 재취업 교육, 고용보험 확대를 통한 구조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회성 지역 상품권 정책만으로는 점점 깊어지는 위기를 견뎌내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골목 곳곳 닫힌 셔터와 빚 앞에 외로이 주저앉은 어깨들, 그리고 새벽마다 불을 밝히며 하루를 시작하는 또 다른 자영업자의 뒷모습이, 이 문제를 단순한 경제 현상 이상의 사회 구조적 서사로 만들어내고 있었다. ‘시사기획창’은 위태로운 자영업자와 그 가족, 그리고 이들을 둘러싼 거리의 풍경을 담아내며, 한국 사회가 책임져야 할 구조적 질문을 던진다. 본 방송은 6월 10일 밤 10시에 시청자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