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공천개입·그림청탁 의혹 수사 급물살”…특검, 김상민 전 검사 내일 소환
‘공천개입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과 검찰의 기싸움이 다시 격화하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상민 전 검사가 오는 9일 피의자 신분으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소환될 예정이다. 박상진 특별검사보가 8일 오후 공식 브리핑을 통해 김 전 부장검사의 소환 일정을 밝히면서, 다시 한 번 정국이 검찰수사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특검팀은 이날 “9일 오전 10시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 전 검사 역시 출석 요구에 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김건희 여사가 직접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당시 김 여사가 김 전 검사를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지역구인 경남 창원 의창에 출마시키려 했던 점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김 전 검사가 현직 부장검사 시절 창원 주민들에게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발송하고 이후 출마를 선언한 점에도 주목했다.

특히 정치권 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씨는 “김건희 여사가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되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해온 바 있다. 다만 김 전 검사는 실제 공천 과정에서 탈락했고, 2023년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로 임명된 경력이 추가로 드러났다.
검찰 수사는 단순히 공천개입 의혹에 머물지 않았다.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 오빠 장모 집을 압수수색하며 이우환 화백의 그림 ‘점으로부터 No.800298’의 구매자가 김상민 전 검사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김 여사 측이 해당 그림을 받는 대가로 공천 과정이나 이후 국정원 취업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이 이뤄지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8일 김 전 검사의 자택과 지방 주거지를 잇따라 압수수색하며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
이와 나란히, 특검은 9일 오후 2시 ‘매관매직 의혹’에 연루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다. 이번 조사는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의 맏사위 박성근 변호사가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배경에 집중될 전망이다. 이봉관 회장은 2022년 3월 김 여사에게 귀금속 선물과 함께 맏사위의 공직 기용을 청탁했다고 최근 특검에 자수했다. 이에 피의자 신분의 이 회장과 참고인 신분의 박 전 비서실장 역시 특검 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은 이번 특검 수사를 주목하며 여야 간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야권에서는 김건희 여사 관련 비리 의혹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거듭 압박하는 한편, 여권 주변에서는 명확한 증거와 절차 준수를 강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검 수사의 진행에 따라 내년 총선 정국에 큰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민중기 특검팀은 향후 추가 소환과 압수수색 결과에 따라 공천개입과 매관매직 의혹의 실체를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정치권은 소환조사 후 수사전개와 여론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