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 스테이블코인 승인”…UAE, 중동 규제 허브 부상에 XRP 기대와 경계 교차
현지시각 기준 27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리플(Ripple)의 신규 스테이블코인 RLUSD가 당국 승인을 받으면서 리플 XRP(엑스알피) 가격 전망이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조치는 중동·걸프 지역 자금과 결제 인프라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과열된 가격 상승 전망에 대한 경계심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아부다비 금융서비스규제당국(FSRA)은 지난 목요일 RLUSD를 ‘승인된 법정화폐 참조 토큰(Accepted Fiat-Referenced Token)’으로 공식 인정했다. 이 라이선스를 통해 공인된 개인과 기관 투자자는 RLUSD를 유효한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며, 중동에서의 광범위한 상용화를 위한 핵심 관문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RLUSD는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송금·담보 등 전통 금융 기능과 암호화폐 생태계를 연결하는 통로 구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담당 수석 부사장은 RLUSD가 시가총액 10억 달러(약 1조 3,842억 원)를 넘어섰고, 담보와 결제 등 핵심 금융 용도 채택이 확대되면서 주요 기관의 ‘고투(go-to)’ 달러 스테이블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리플은 약 8개월 전 두바이 금융 당국으로부터 유사한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이번 아부다비 인가로 걸프 지역에서의 규제 기반을 한층 넓혔다. 외신들은 리플이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60개 이상의 라이선스를 확보해 규제 프레임워크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를 발판으로 주요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규제 승인 소식은 리플 XRP의 기술적 흐름에도 변곡점을 형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뉴스(cryptonews)는 XRP가 최근 며칠 동안 핵심 저항선이던 1.90달러 선을 상향 돌파하며 이전 일간 저점을 넘어섰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최근 형성됐던 약세 구조가 무효화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상대강도지수(RSI)가 14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한 것은 강세 심리가 강화되는 고전적 매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일부 외신은 이런 흐름을 근거로 중동의 ‘아랍 부호’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각하며, XRP의 초고가 달성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일부 분석에서는 XRP가 장기적으로 1,000달러(약 138만 4,200원)에 도달할 수 있다는 극단적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 근거로 프로젝트의 펀더멘털 개선, 글로벌 매크로 환경의 잠재적 회복, 기술적 분석에서 포착되는 강세 신호 등을 열거했다.
그러나 이런 낙관론에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스테이블코인 RLUSD의 성공이 곧바로 XRP 현물 수요와 유동성 증가로 직결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RLUSD는 달러에 고정된 결제·거래 수단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XRP는 리플 생태계에서 네트워크 유동성과 가치 저장, 일부 결제 브리지 역할 등을 담당하는 별개의 토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증가해도 관련 네트워크 토큰의 가격이 단기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았던 사례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한 글로벌 유동성 긴축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특정 지역 규제 승인이 단독으로 대규모 상승장을 견인하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도 강하다. 리플 XRP 가격에 구조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는 미국(USA)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규제 분쟁 리스크, 장기간에 걸친 리플 보유 물량의 매도 압력, 암호화폐 시장 전체로 퍼져 있는 투자심리 위축 등이 꼽힌다. 하지만 일부 외신 분석은 이 같은 주요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채 장밋빛 전망에 치우쳤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리플의 기업·기관 대상 서비스가 대규모로 채택되고, 실제 국제 결제와 송금에서 XRP 활용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면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시도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본다. 다만 그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규제 환경의 불확실성 해소, 글로벌 결제 인프라에서의 실사용 확대, 그리고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유동성 회복이라는 여러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한다고 경고한다. 현 단계에서 초고가 도달을 전제로 한 가격 전망은 조건부 가정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크립토뉴스는 XRP와 별개로 비트코인 하이퍼(HYPER)라는 신규 프로젝트도 소개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솔라나(Solana) 기반 기술을 활용해 비트코인(BTC)의 첫 번째 레이어 2(L2) 솔루션을 표방하며, 속도와 확장성을 대폭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이는 리플과 같은 기존 대형 프로젝트 외에도 시장의 시선이 새로운 기술 실험과 혁신 프로젝트로 분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UAE의 이번 인가는 걸프 지역이 암호화폐와 핀테크 규제 허브로 부상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켜 준다.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명확한 규정과 라이선스 체계를 앞세워 글로벌 암호화폐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고, 리플의 RLUSD 승인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중동의 풍부한 자본과 금융 인프라, 규제 환경 개선이 맞물리면 향후 글로벌 결제·송금 시장에서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리플 생태계 확장이라는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하고, XRP 가격의 단기 폭등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국제사회와 투자자들은 리플의 규제 이슈 진행 상황, RLUSD의 실제 결제·금융 활용도, 그리고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자금 흐름을 면밀히 지켜보며 향후 방향성을 가늠하고 있다. 리플 XRP가 중동발 모멘텀을 바탕으로 어느 수준까지 재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