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9일째 옥상서 버틴 해고노동자 눈물 닦았다”…정청래, 고공농성장 올라 단호한 입장

해고노동자와 기업 간의 갈등이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에서 다시 한 번 정국의 화두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고공농성 중인 현장을 직접 찾아 해고노동자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을 설득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고용승계와 청문회 개최 요구가 맞선 가운데, 정치권이 입법대응과 제도개선에 본격 착수할지 주목된다.

28일 오전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고공농성장. 이날 정청래 대표와 민주당 김주영 의원, 황명선 최고위원은 599일째 옥상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을 직접 찾았다. 정 대표는 안전모를 쓰고 9ｍ 높이의 농성장에 올라 박 수석부지회장과 20여 분간 대화를 나누며 손수 메모를 하기도 했다.

정 대표는 박 수석부지회장에게 "화재가 난 것을 핑계로 해고가 이뤄졌고, 실제로는 평택공장으로 옮겨가 신규 직원도 뽑았다”며 “기술과 노하우를 가진 숙련 노동자 고용승계가 가능한데, 굳이 정리해고를 강행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잘할 테니 이제는 내려오시라"며 연신 눈시울을 붉혔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김주영 의원에게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주문하고, 입법공청회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박 수석부지회장이 국회 청문회를 촉구하자, 정 대표는 "입법공청회가 청문회와 다름없다. 어떤 방식이든 최선을 다할 테니 내려오시라"고 거듭 호소했다. 또한 "요구대로 한국니토옵티칼 대표이사를 국회로 불러내 노동자와 직접 대화의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고공농성은 2022년 10월 구미공장 대형 화재 이후 한국옵티칼이 청산을 결정하고, 희망퇴직을 통보하면서 불거졌다. 잔류 노동자들은 평택 등 타공장 고용승계를 요청한 반면, 사측은 정리해고와 신규채용을 병행해 반발을 샀다. 박 수석부지회장은 작년 1월 8일 이후 599일째 옥상 고공농성을 이어가며, 장기 농성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공식 TF팀 구성을 통해 고용승계 문제와 외국자본 '먹튀' 방지 입법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김주영 의원은 “입법공청회를 통해 한국옵티칼 대표를 국회로 부르겠다"고 밝히며 "외투기업의 무책임한 경영퇴출을 막는 제도개선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고용승계와 외국투자기업의 책임 문제를 둘러싼 입법논의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해고노동자 장기 농성 사태가 사회적 파장으로 이어지면서, 국회 논의와 여야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당일 국회에서는 해고노동자 지원 및 고용승계 문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오갔다. 민주당은 TF 가동 및 입법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며, 국민의힘 등 여야 역시 입장 정리와 대응책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정치권은 고용 안전과 기업 책임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