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컵 예열”…셰플러, 가을 첫 PGA 동반 출전→미국팀 실전 감각 집중
내파의 선선한 바람을 가르며,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가 골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가 택한 무대는 미국프로골프투어 가을 시리즈의 첫 관문, 프로코어 챔피언십. 단순한 출전이 아니라, 오랜 공백 없이 실전에서 자신의 샷을 점검하려는 의지, 그리고 우승을 향한 투지가 그의 표정에 묻어났다. 미국팀 동료들과 함께 한 라운드는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서렸다.
특별한 주목을 받은 이유는 명확하다. 지난해와 달리 셰플러를 비롯한 미국팀 대표 11명이 한꺼번에 출전한 것이다. 대개 가을 시리즈는 다음 시즌 출전권을 위협받는 선수들이 랭킹 포인트를 노려 뛰는 대회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미국팀 단장 키건 브래들리의 제안 아래, 라이더컵을 앞두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자는 판단에서 힘을 모았다. 2년 전 로마 라이더컵에서 유럽팀이 마지막까지 투어 대회에 출전한 뒤 압승한 기억이 모두의 머릿속에 남아 있다.

셰플러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는 나흘 동안 라이더컵 이야기만 하려고 온 게 아니다. 골프 대회에 나왔고, 우승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마스터스나 US오픈 전에도 긴 공백은 두지 않는다. 역시 라이더컵을 위해서도 꾸준한 실전이 필요하다”며 “연습과 실제 대회는 엄연히 다르다. 이번 대회를 준비의 최적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경기력 충전과 더불어, 팀 내 결속을 다지는 계기이기도 하다.
프로코어 챔피언십 출전과 같은 전략은 미국팀 입장에서도 의미가 크다. 2년 전에는 미국팀 12명 중 2명만이 참가에 나섰으나, 올해는 11명이 동시 출격했다. 반면, 유럽팀의 경우 전통적으로 라이더컵 직전까지 실전 감각을 유지해왔고, 이는 성적으로 이어졌다. 미국 역시 경험에서 우러난 변화를 택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PGA투어 가을 무대 위에서, 각자 경쟁하며 함께 워밍업하는 미국 대표팀의 시도는 앞으로의 라이더컵 흐름에도 영향을 준다. 선수들의 각오와 팬들의 기대가 교차하는 내파의 오후, 경기장의 긴장은 매 라운드마다 새로운 승부욕으로 이어진다.
한편, 이번 프로코어 챔피언십은 미국과 유럽의 골프 명예를 건 라이더컵을 열흘 앞두고 개최돼 더 의미를 더하고 있다. 겹겹이 쌓인 경쟁심과 새 전략, 그리고 몰입의 현장은 오는 12일부터 PGA투어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