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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독서취향 분석한다…KT밀리, 개인맞춤 독서기록 공개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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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온라인 콘텐츠 플랫폼 경쟁의 새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KT 계열 구독 플랫폼 KT밀리의서재가 연간 이용자 독서 데이터를 정리해 제공하는 2025 독서기록 캠페인을 통해,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개인화 경험을 강화하며 국내 디지털 독서 시장 내 차별화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용자 행동 데이터를 정교하게 해석하는 역량이 향후 구독 이탈을 줄이고 체류 시간을 늘리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KT밀리의서재는 18일 2025년 한 해 동안 축적된 이용자들의 독서 활동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2025 독서기록 캠페인 진행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각 이용자의 연간 독서 패턴과 성취를 시각화해 제공하는 것이 특징으로, 데이터 기반 읽기 경험을 강화하는 일종의 연말 리포트 서비스에 가깝다.

서비스 구조의 뼈대는 연말 결산 형식의 상장 카드와 데이터 카드다. 특히 한 해 동안 읽은 책 수를 기준으로 다섯 단계의 상장 카드를 제공해, 이용자 스스로 자신의 독서량과 패턴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독서량 최상위 이용자에게 제공되는 밀리 최정상을 비롯해 책은 내 일상, 책 덕후로 비상, 책벌레 신인상, 책표지 감상 등 구간별 타이틀이 부여된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단순한 이용 통계를 넘어, 게임화 요소를 결합한 동기 부여 구조로 작동할 수 있는 지점이다.

 

상장 카드 외에 각자의 독서 데이터를 더욱 세분화한 데이터 카드도 제공된다. 이용자는 내가 가장 몰입해 읽은 책, 플랫폼에서 가장 먼저 읽은 책, 올해 읽은 가장 두꺼운 책 등 다각도의 독서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플랫폼은 단순 도서 완독 여부뿐 아니라 읽기 속도, 재접속 패턴, 특정 장르 집중도 등 정량 지표를 취합해 가공하는 데이터 분석 인프라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주목할 부분은 올해 독서기록에 인공지능 기반 개인화 추천이 결합됐다는 점이다. KT밀리의서재는 2025년 동안 이용자가 읽은 도서 목록과 행동 데이터를 분석해, 2026년에 처음 읽으면 좋을 첫 책 한 권을 개별 이용자에게 제안할 계획이다. 알고리즘 측면에서는 연간 독서 이력과 선호 장르, 완독률, 읽기 시간대 등 다양한 피처를 학습한 추천 모델이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 단기 행동 기반 추천에서 한 단계 나아가 연간 라이프로그에 가까운 장기 데이터를 반영하는 구조다.

 

디지털 콘텐츠 시장 전반에서 개인 맞춤형 추천은 이미 핵심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동영상과 음악 구독 플랫폼이 시청 기록 기반 연말 리포트, 큐레이션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자책 구독에서도 독서 데이터의 시각화와 맞춤 추천이 이용자 경험 차별화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독서는 소비 시간과 심리적 몰입이 길게 유지되는 특성이 있어, 연간 기록을 반추하게 하는 기능이 플랫폼 충성도 제고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외 빅테크를 중심으로 독서와 학습 데이터에 대한 AI 분석 경쟁도 점차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해외에서는 전자책 플랫폼과 교육 기술 기업들이 독서 속도, 난이도 적합도, 문해력 향상 정도를 측정해 학습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는 시도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독서기록, 요약, 필사 기능에 AI를 결합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만큼, KT밀리의서재의 이번 캠페인은 장기적으로 독서 데이터 기반 에듀테크로 확장될 전초 단계라는 관측도 있다.

 

개인화 서비스 확대와 함께 데이터 활용에 대한 투명성과 통제권 제공도 앞으로의 과제로 꼽힌다. 독서기록은 이용자의 취향과 사적 관심사가 고스란히 반영된 정보인 만큼, 데이터 수집과 분석, 보관 방식에 대해 명확한 고지와 선택권이 요구된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에 대해 이용자 설정이나 로그 삭제 기능을 확대하는 흐름이 나타나는 가운데, 국내 플랫폼들도 관련 규제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성호 KT밀리의서재 독서당 본부장은 이번 독서기록을 통해 이용자들이 2025년 독서 기록을 돌아보고 책을 매개로 한 순간들을 더 재미있게 공유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독서 경험을 풍부하게 만드는 다양한 기능과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언급했다. 산업계에서는 이용자의 긴 호흡 독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개인화 경험을 정교화하려는 시도가 디지털 독서 생태계의 경쟁력을 가르는 변수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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