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향을 품은 여름 들판”…옥천 과일축제, 체험과 힐링의 계절이 왔다
요즘 한여름이면 과일의 향기로 물든 시골 들판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소박한 농산물 직거래라 여겨졌지만, 이제는 온 가족이 추억을 만들고 힐링을 누리는 일상의 축제로 자리 잡았다.
충북 옥천에서 8월 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향수 옥천 포도 복숭아축제’는 이런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현장이다. 대청호의 맑은 공기와 드넓은 들을 배경으로, 탁월한 조건에서 자란 포도와 복숭아는 전국적으로 명성이 높다. 지역 농부들의 땀과 정성을 담은 과실로 가득한 축제장은, 여름 휴가의 달콤한 추억을 쌓으려는 가족과 연인, 친구들의 발길로 이어진다. SNS에는 직접 수확한 과일이나, 알록달록한 포도 디저트 인증 사진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옥천군에 따르면 이 지역은 대한민국 시설포도의 대표 생산지로, 해마다 축제 기간이면 직거래 매출이 급증한다. 특히 청정한 환경과 큰 일교차에서 자라는 과일들은 특유의 단맛과 향으로 미식가들의 선택을 받는다. 현장에서는 다양한 품종의 과일 전시와 더불어, 귀농귀촌을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영농 상담도 진행된다. 그만큼 전국에서 모여든 다양한 세대의 즐거움이 한데 어우러진다.
옥천향수축제 담당자는 “과일 농사가 한 해의 결실을 맺는 여름, 이 지역산 포도와 복숭아의 매력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축제”라며 “농민의 땀과 땅의 힘이 담긴 농산물이 방문객 삶에도 작은 휴식이 되기를 바란다”고 표현했다. 포도·복숭아 케이크 만들기, 신선 과일로 장식한 디저트 체험 등이 준비돼, 아이들에게도 오감이 깨어나는 시간이 된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포도 가요제 영상 보고 직접 가보고 싶어졌다”, “복숭아 체험 코스에서 아이가 너무 좋아했다”, “직접 수확한 과일로 만든 디저트는 오래 기억에 남는다” 등 후기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어진다. 무더운 여름, 잠시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땀의 결실을 만나는 순간, 삶의 리듬이 달라졌다고들 말한다.
옥천의 포도와 복숭아는 단지 농산물이 아니다. 매년 반복되는 일상의 피로를 잠시 내려놓고 가족, 이웃과 연결되는 새로운 기호로 변했다. 축제장에 머무는 며칠, 사람들은 과일이 맺히듯 관계와 휴식을 새롭게 수확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