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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많은 하늘, 뜨거운 땅”…태풍 영향 속 이어지는 폭염과 무더위 – 여름 일상의 감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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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많은 하늘, 뜨거운 땅”…태풍 영향 속 이어지는 폭염과 무더위 – 여름 일상의 감정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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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하늘에 구름이 잔뜩 껴도, 땀을 식혀줄 바람 한 점 찾기 쉽지 않다. 거리엔 선풍기 바람을 쐬는 사람, 편의점 아이스컵을 쥔 이들과 도로변 그늘마다 쉬어가는 이들이 늘어났다. 예전엔 후텁지근한 더위가 잠시 오는 현상이었지만, 이제는 폭염은 도심의 오래된 풍경이자 여름 일상의 일부분이 됐다.

 

태풍 소식이 연이어 들리는 올여름, 전국에는 또다시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31일 서울 36도, 대전 36도, 대구 35도 등 대부분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7도에 육박하는 등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밤에도 식지 않는 열대야 탓에 새벽까지 잠 못 드는 이들이 늘었고, SNS에는 ‘오늘도 에어컨 없음 못 산다’는 고백과 더위 속 웃픈 일상들이 속속 올라온다. 실제로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이는 횟수가 부쩍 늘었고, 마트를 찾는 사람들은 시원한 음료와 얼음, 휴대용 선풍기를 자연스럽게 먼저 집는다.

출처: 기상청
출처: 기상청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온열질환 진료 환자가 30% 가까이 늘었고, 가정용 냉방기기 판매도 해마다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그만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더위 대책’이 필수가 됐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단순한 계절 현상이 아닌, 기후 변화 시대 도시인의 여름 생존법이라고 부른다. 기상청도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에 각별히 주의하고, 수분 섭취와 야외 활동 자제, 가축‧농작물 관리 등 일상 전반에 작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권고한다. 한편, 연이어 발생하는 태풍 소식 속에 해안과 도로, 선박을 이용하는 이들 역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밤새 창문 열어도 소용없다’, ‘집에 콕 박혀 냉방과 절전 사이 줄타기 중’이란 일상이 공유된다. 급하게 마시는 얼음 물, 씻고 또 씻는 샤워, 베란다에서 불어오는 습한 바람까지 모두가 이 여름을 견디는 자기만의 방식이다.

 

어쩌면 무더위와 폭염은 우리가 일상에서 조금 더 자신을 살피게 하는 신호일지 모른다. 더위를 피하려는 작은 선택, 불편하지만 안전을 먼저 챙기는 태도는 우리 라이프스타일을 서서히 바꾸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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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태풍#기상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