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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소환 또 불응”…한학자 통일교 총재, 건강 문제 앞세워 불출석 사유서 제출
정치

“특검 소환 또 불응”…한학자 통일교 총재, 건강 문제 앞세워 불출석 사유서 제출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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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을 둘러싸고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다시 충돌했다. 통일교를 둘러싼 정치자금 및 은밀한 접촉 의혹에 대한 조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특검팀의 반복된 조사 통보에도 한학자 총재가 불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론은 반복되는 소환 불응을 두고 양측의 신경전에 주목하고 있다.

 

10일 연합뉴스 취재 결과, 한학자 총재 측은 11일 예정된 소환조사에 불응하며, 불출석 사유서를 이날 중 특검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 총재 측은 최근 심장 시술 이후 산소포화도 등 건강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사실상 조사 불가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지난 8일 조사 불출석 이후 재소환 통보에도 거듭 불응하는 형국이다.

특검팀은 불출석 사유서를 접수한 뒤에도 한 총재에게 다시 소환 일정을 통보할 방침이다. 그러나 지속적인 조사 불응이 ‘조사 회피’로 판단될 경우, 특검팀이 한 총재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를 검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검 관계자는 “조사 거부가 반복된다면 법적 절차에 따라 강제수사가 이뤄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한학자 총재는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씨와 공모해 2022년 1월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1억원의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는다. 또한 같은 해 4~7월, 이른바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고가의 목걸이와 샤넬백을 제공하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18일 한 총재의 가평 거처 ‘천원궁’과 서울 용산구 통일교 한국본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하면서, 권성동 의원과 전성배씨 등 핵심 관계자를 차례로 조사했다. 이후 윤모씨와 김건희 여사를 먼저 기소했으며, 공소장에 한 총재의 역할과 연루 사실을 명시했다. 윤씨 사건 공소장에는 “한학자 총재의 승인 아래 금품 전달이 이루어졌다”는 내용이, 김 여사 공소장에는 “한 총재가 ‘정교일치’ 이념 실현을 위해 접근했다”는 대목이 기록됐다.

 

이에 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측은 반복적으로 “윤씨의 일탈일 뿐 교단 차원의 개입은 없었다”고 주장하며 조직적 개입 혐의를 부인해왔다. 한 총재는 최근 교인 대상 담화에서 “불법적인 정치적 청탁 또는 금전 거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검팀은 8월부터 한 총재에 대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 9월 1일 8일 출석을 요구했으나 한 총재가 3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해 심장 시술을 받고,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이후에도 건강 미회복을 내세워 재차 소환 불응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일각에선 한 총재의 반복 불출석이 조사 회피 tactics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통일교 측은 “심장 질환 관련 시술은 오래 전부터 예정돼 있었던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향후 특검팀은 한학자 총재의 건강 상태와 불출석의 정당성을 면밀히 검토한 뒤, 필요한 경우 강제수사로 전환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번 소환을 둘러싼 특검과 통일교의 대치는 정치권 전체로 파장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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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학자#특별검사팀#통일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