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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독자 AI 개발 나선다”…NC AI 등 14개 기관 뭉쳤다
IT/바이오

“국가 독자 AI 개발 나선다”…NC AI 등 14개 기관 뭉쳤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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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이 국가 전략산업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국내 대표 AI 기업과 산학연이 힘을 합쳐 대규모 독자 AI 개발에 나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4년간 AI 기술 내재화에 집중해 온 NC AI가 주도하는 이번 컨소시엄은, 언어·비전·로보틱스 등 각 분야의 최신 기술력을 모아 ‘파운데이션 모델’ 국산화에 본격 착수했다. 참여 기관들은 국가 디지털 경쟁력과 기술 주권 실현을 동시에 꾀하며,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NC AI는 31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고려대학교, KAIST를 비롯해 롯데이노베이트, 포스코DX, HL로보틱스 등 총 14개 산학연·기업이 독자 AI 개발 사업 컨소시엄에 합류했다고 밝혔다. NC AI는 자체 LLM(바르코)과 VLM(바르코 비전 2.0) 등 대형 모델 상용 역량을 보유한 기업으로, 이번 프로젝트 총괄을 맡았다. 지난 2023년 개발한 바르코 LLM은 이미 글로벌 클라우드 마켓플레이스에서 공급 중이며, 최신 VLM 기술도 공개했다.

핵심 역량은 기술·데이터·확산능력·운영경험 네 축에 집중된다. ETRI는 KorBERT, EAGLE 등 국산 언어모델 개발 경험을, 고려대는 국내 최초 학계 LLM ‘KULLM’ 개발 실적을 각각 내세웠고, KAIST는 3D 비전·로보틱스 등의 첨단 AI 연구 그룹을 보유했다. 최근 5년간 언어와 멀티모달 분야의 국제 최우수 학회 및 SCI(E) 논문 실적만 총 272건, 특허 출원·등록 430건에 이른다.

 

AI 성능의 기초가 되는 데이터 품질도 차별화된다. NC AI의 데이터 설계 및 구축 경험을 중심으로, 에이아이웍스·연세대학교 등이 고품질 대규모 학습데이터 확보와 데이터 설계·검증에 협력한다. LLM(거대언어모델)과 멀티모달 AI에 특화된 안전·신뢰성 설계 역량이 중점적으로 투입된다.

 

산업 현장 접점도 뚜렷하다. 롯데이노베이트, 포스코DX, HL로보틱스, NHN, 미디어젠 등 참여 기업들은 새롭게 개발된 AI 기술을 실제 사업에 적용하며, 실효성과 유연성을 검증할 방침이다. 실제 제조·유통·서비스 분야 접목을 통한 산업적 파급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중국 빅테크들이 초거대 AI 모델을 앞세우며 국가차원의 생태계 구축 경쟁에 돌입했다. 미국은 OpenAI와 마이크로소프트, 중국은 화웨이 등이 자국기반 파운데이션 모델을 배치하며 디지털 주권 경쟁을 가속 중이다. 한국에서도 이번 컨소시엄이 기존 AI 기술 의존을 넘어, 자체 생태계 구축의 교두보가 될지 주목된다.

 

규제와 표준도 관건이다. AI 기반 산업 확산에는 개인정보·데이터 보안과 알고리즘 투명성 등 신뢰성 검증 체계가 필수적이다. 최근 정부가 국가 AI 거버넌스 강화, 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선 상황에서, 기초 연구와 상용화 연계가 얼마나 긴밀히 이뤄지는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이연수 NC AI 대표는 “진정한 AI 주권은 해외 기술 의존 탈피가 아닌, 세계 무대에서 판을 짜고 주도권을 쥐는 것”이라며 “컨소시엄은 대한민국이 기술·데이터·산업 전반에서 AI 주도권을 확보하는 새로운 여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국산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가 실제 서비스와 산업구조에 어떻게 안착할지 주시하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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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ai#한국전자통신연구원#바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