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예술가와 함께하는 예술치유”…JW이종호재단, 포용문화 확산 견인
장애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공익 공모전이 바이오 기업의 사회공헌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제약과 바이오 산업이 환자 치료 중심을 넘어 전인적 삶의 질을 다루는 흐름 속에서, 시각예술을 매개로 한 정서적 치유와 사회 통합 시도가 함께 이뤄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장애 예술인 지원이 향후 디지털 헬스, 정신건강 케어 등과 연계된 새로운 사회공헌 모델로 확장될지 주목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의 공익재단인 JW이종호재단은 19일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서 2025 JW아트어워즈 시상식을 열고 총 27명의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JW아트어워즈는 순수미술 분야 장애 예술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으로, 재단이 주최해 올해 11회를 맞았다.

공모전은 장애 예술인에게 안정적인 창작 기회를 제공하고, 문화예술 영역에서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를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제약사가 단순 기부를 넘어 환자와 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지원하는 문화 플랫폼 역할을 강화하는 구조다.
올해 공모 주제는 너의 빛, 우리의 무지개였다. 만 16세 이상 장애 예술인을 대상으로 7월부터 8월까지 약 2개월간 진행됐으며, 총 341점의 작품이 접수돼 역대 최다 출품을 기록했다. 참여 저변이 넓어지면서 장애 예술이 비장애인 중심의 미술 시장과 전시 생태계에 본격적으로 편입되는 계기로 평가된다.
시상 규모도 확대됐다. JW이종호재단은 대상 1명에게 상금 500만 원, 최우수상 2명에게 각 300만 원, 우수상 2명에게 각 200만 원, 장려상 2명에게 각 100만 원, 입선 20명에게 각 30만 원을 수여해 총 2300만 원을 지원했다. 재단이 수상작 전시와 홍보를 함께 진행하면서, 수상자들은 작품 활동을 대중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올해 대상은 2005년생 강다연 작가의 아빠의 사랑이 차지했다. 강 작가는 아크릴 물감과 펜을 활용해 부엉이 아버지가 가족을 포근하게 감싸는 장면을 그렸다. 작품은 선인장 집이라는 상징적 공간을 배경으로 아버지의 따뜻한 사랑과 희생을 표현했다.
특히 강 작가는 나이프로 두껍게 올린 아크릴 물감의 질감을 통해 선인장 가시를 독특하게 형상화했다. 외부 환경으로부터 가족을 지키는 보호막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방식이 일반적 도상이나 기법에 머무르지 않았다는 평가다. 심사위원단은 재료의 물성을 적극 활용한 표현력과 가족 서사를 시각적 언어로 치환한 상상력을 높게 평가했다.
최우수상은 박재영 작가의 나의 생각나무엔과 표거연 작가의 Symphonie Nr.7 A-dur에게 돌아갔다. 두 작품은 각각 내면의 생각을 나무라는 모티프로 확장한 구성력, 음악적 구조를 시각 리듬으로 전환한 실험성을 인정받았다. 이 밖에도 우수상 2명, 장려상 2명, 입선 20명이 수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수상작 27점은 11월 25일까지 인사아트센터 6전시장에서 일반에 무료로 공개된다. 장애 예술인이 그려낸 삶의 맥락과 정서가 대중과 직접 만나는 현장으로, 관람객은 의료나 복지 제도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개인의 경험을 작품을 통해 간접 체험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모전이 제약 바이오 기업의 사회공헌이 치료 지원을 넘어 문화예술과 정신건강, 사회 통합 영역까지 확장되는 신호로 보고 있다. 장애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구조가 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아카이빙, 온라인 전시 플랫폼, 예술기반 치료 프로그램 등 IT와 바이오가 결합된 서비스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예술 활동은 장애인의 자존감과 정신건강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향후 바이오 기업들이 정신건강 데이터, 디지털 치료제와 연계한 예술 기반 프로그램을 개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JW이종호재단이 운영하는 공모전이 장애 예술인의 지속 가능한 창작 생태계를 어떻게 뒷받침할지, 또 제약 바이오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재정의하는 모델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