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질서 문란 심각”…‘한덕수 재판’ 김용현 전 장관 변호인 감치 15일 유지
법정 질서와 사법 권위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 과정에서 법정 질서를 어긴 혐의로 감치 처분을 받은 변호인들이 상급심에 항고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20부 홍동기 수석부장판사는 10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 권우현 변호사와 이하상 변호사가 제기한 항고를 기각하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선고한 감치 15일 처분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감치는 법정 질서를 어긴 사람을 재판장의 명령에 따라 교도소나 구치소 등에 일정 기간 구금하는 제재다. 법원은 재판 진행과 법정 권위를 지키기 위한 최후 수단으로 감치 제도를 운용해 왔다.
두 변호사는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부 심리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속행 공판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당시 재판부는 증인으로 출석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신뢰관계인 동석권을 허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권우현·이하상 변호사는 방청석을 떠나지 않고 강하게 항의하며 소란을 피운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이 같은 행위를 법정 질서 위반으로 판단해 권우현·이하상 변호사에게 감치 15일을 선고했다. 그러나 집행 과정에서 서울구치소가 인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수용을 거부했고, 이로 인해 감치 집행 명령은 일시 정지됐다.
석방 뒤 두 변호사의 행보는 추가 논란을 불렀다. 두 사람은 유튜브 채널 진격의변호사들에 출연해 재판장인 이진관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겨냥해 노골적인 비난 발언을 쏟아냈다. 해당 발언 내용이 알려지면서 법조계 일각에선 변호인의 언행이 법정 안팎에서 재판 독립을 침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편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 이진관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별도로 열린 감치 재판에서 권우현 변호사의 추가 발언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권 변호사가 법정에서 재판장을 향해 해보자는 것이냐, 공수처에서 봅시다라고 말한 정황을 적시하며 이 같은 언행이 재판권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형사합의33부는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이달 4일 권우현 변호사에게 감치 5일을 추가 선고했다. 기존 15일 처분에 더해 감치 기간이 늘어난 셈이다. 특히 추가 감치 결정은 법원이 변호인의 반복적인 도전적 태도를 중대한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나온다.
법조계에선 이번 사건을 두고 상반된 시각이 맞선다. 한쪽에서는 법정 질서 미준수와 재판부에 대한 도가 지나친 비난이 자유로운 변론권을 넘어 사법부 독립을 훼손했다고 비판한다. 또 다른 쪽에서는 피고인 방어권과 변호인의 표현 자유 보장을 위해 감치와 같은 제재는 신중하게 행사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정치권에서도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둘러싼 재판은 이미 정치적 긴장이 큰 사안으로, 재판 과정에서 발생한 법정 질서 논란이 향후 여야 공방의 소재로 부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법부에 대한 신뢰와 정치사건 재판의 공정성 문제까지 맞물리며 논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고등법원의 항고 기각으로 감치 15일 처분이 유지된 만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사건 재판부와 변호인단의 관계는 한동안 냉각 기조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향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 재판은 법정 질서 유지를 둘러싼 긴장 속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크며, 사법부와 변호인단의 충돌이 재연될지 여부에 정치권과 법조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