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경쟁력 근간은 SW”…정부, 산업인 훈포장 확대
AI 시대의 경쟁력이 소프트웨어에서 비롯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정부가 소프트웨어 산업인에 대한 포상을 대폭 확대했다. 네이버클라우드와 야놀자클라우드 등 국내 클라우드 기업 경영진이 정부 훈포장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고, 품질과 안전, 소프트웨어 아키텍처까지 포상 범위가 넓어졌다. 업계는 이번 시상을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생태계 경쟁력 강화의 분기점으로 보는 분위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월 1일 서울 엘타워에서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를 포상하는 소프트웨어 산업인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산업 훈장과 포장을 포함해 장관표창까지 총 53점의 포상이 수여됐다. 정부는 소프트웨어 산업인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고, AI 중심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필요한 인재와 기업을 독려하는 상징적 자리라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 유공 분야에서는 클라우드와 디지털 헬스, 학계 리더가 두루 포함됐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이사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눔의 정세주 의장이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김종윤 야놀자클라우드 대표이사는 산업포장을, 김기응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근정포장을 받았다. 클라우드 인프라와 데이터 기반 서비스,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 기여가 포상 사유로 꼽힌다.
대통령 표창은 이연수 엔씨에이아이 대표이사, 전병곤 서울대학교 교수 등 6명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 교육·연구 분야에서의 기여를 인정받았다. 국무총리 표창은 안익진 몰로코 대표이사, 채명수 노타 대표이사 등 9명에게 수여됐다. 광고 기술, 경량 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과 기술 상용화를 이끈 점이 높게 평가됐다.
소프트웨어 품질과 안전 부문에 대한 별도 포상도 주목된다. 올포랜드는 소프트웨어 인증 활성화를 통해 품질 향상에 기여한 공로로 소프트웨어 품질 부문에서 과기정통부 장관표창을 받았다. 슈어소프트테크와 한상진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책임은 소프트웨어 안전 부문에서 장관표창을 수상했다. 안전성 검증과 품질 인증은 자율주행, 의료기기, 국방 시스템 등 고신뢰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분야에서 핵심 기반으로 작용한다.
올해 최고의 소프트웨어에 수여되는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대상에서도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에버스핀은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암호·보안 소프트웨어 역량을 인정받았다. 인스피언의 커넥트 서비스 2.0과 펜타시큐리티의 데이터 암호화 제품 D.AMO KMS v5.0은 국무총리상을 받았다. 데이터 보호와 규제 준수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보안·암호 기술 기업의 존재감이 부각되는 양상이다.
소프트웨어 우수 공학·기술에 주어지는 대한민국 소프트웨어 기술대상에서는 LIG넥스원의 NSFW와 래블업의 Backend.AI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NSFW는 국방·방산 분야에서 복잡한 시스템을 소프트웨어로 정교하게 구현하는 역량을 보여줬고, Backend.AI는 대규모 AI 연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분산 컴퓨팅 플랫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는 AI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연산 자원을 최적화해, 클라우드·데이터센터 효율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정보기술 아키텍처 분야에서는 에이치엘만도가 한국 IT 아키텍처 공모전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자사 MiCOSA Cloud Service Platform이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차량용 제어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가 결합된 모빌리티 아키텍처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복잡한 차량 센서와 제어 데이터를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 통합 관리하는 구조는 차세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경쟁에서 전략적 자산으로 여겨진다.
이번 시상은 국내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인프라, 보안, 국방,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 도메인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네이버클라우드와 야놀자클라우드, 래블업 등 클라우드·AI 인프라 기업의 수상은 데이터센터와 분산 컴퓨팅 기술이 AI 경쟁의 저변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장면으로도 읽힌다. 미국과 유럽이 자체 AI 인프라 투자와 칩·클라우드 주도권 경쟁을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를 축으로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는 형국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소프트웨어 산업을 AI 경쟁력의 근간으로 규정했다. 배 부총리는 우리 경제의 중심축이 된 소프트웨어 산업이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하며, AI가 경제와 산업 전반의 패러다임을 재편하는 시점에서 AI 경쟁력 확보는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의 대응에 따라 향후 20년에서 30년의 국가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AI 인프라 기반 확충, 공공과 산업, 지역 전반에 걸친 전 사회적 AX 추진, 현장 의견을 반영한 제도 개선을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AI 인프라에는 초거대 AI 학습용 GPU 자원과 클라우드 고도화, 데이터 댐과 같은 데이터 인프라가 포함된다. 제도 측면에서는 소프트웨어와 AI 관련 규제를 정비해 신산업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방향성이 담겼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프트웨어 산업인의 날이 AI 3대 강국을 천명한 정부 전략의 연장선에서, 소프트웨어 인력과 기업에 대한 정책적 신호를 강화한 행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클라우드와 보안, AI 인프라 기술을 두루 포상한 구성이 글로벌 디지털 패권 경쟁에서 한국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맡을 역할을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계는 수상 기업들의 기술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속도로 확산될지, 그리고 정부의 인프라·제도 지원이 어느 수준까지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