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 급등·3,700선 첫 돌파”…외국인·기관 매수, 한미 무역협상 기대감에 사상 최고치
코스피 지수가 16일 사상 처음으로 3,700선을 돌파하며 2.5% 이상 큰 폭으로 뛰었다.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순매수세가 몰리며 지수는 이틀 연속 장중·종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해, 국내 증시의 상승 추세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 간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 랠리를 이끌었다고 분석하며, 글로벌 정책 이벤트와 수급 변화가 향후 시장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1.09포인트(2.49%) 오른 3,748.37에 마감했다. 장 초반 3,675.82로 출발한 뒤 곧바로 3,700선을 넘어섰고, 오후 들어선 상승폭을 확대하며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3,086조3,158억 원으로 전일 대비 2.47% 늘었다.

이날 지수 상승을 이끈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이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587억 원어치를 사들였고, 기관은 7,418억 원 순매수해 동반 매수세를 보였다. 기관 가운데 연기금은 982억 원을 담았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1조3,937억 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외국인 순매수세가 1,316억 원에 달했다.
종목별로는 대형주가 전체 상승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2.84% 오른 9만7,700원으로 또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는 7.10% 상승한 45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 한때 45만5,000원을 기록하며 기존 장중 최고점을 넘어섰다. 현대차(8.28%), 기아(7.23%), LG에너지솔루션(8.80%), 삼성물산(5.34%), 셀트리온(2.80%) 등도 두드러진 강세였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1.89%), KB금융(-1.73%) 등 일부 종목은 약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도 전기·전자(4.53%), 화학(3.01%), 유통(2.91%), 운송장비·부품(2.54%) 등이 강세였고, 음식료·담배(-0.40%), 비금속(-0.15%), 종이·목재(-0.09%) 등은 소폭 하락했다.
코스닥은 개인 순매수에 힘입어 0.08%(0.69포인트) 오른 865.41로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은 3,485억 원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46억 원, 2,361억 원 순매도했다. 에코프로비엠(14.22%), 에코프로(14.03%)가 급등했고, 리가켐바이오(-7.98%), 에이비엘바이오(-4.22%) 등은 약세였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3.4원 떨어진 1,417.9원에 거래됐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7조6,016억 원, 코스닥은 9조3,964억 원,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는 10조9,368억 원을 기록했다.
전일 미국 뉴욕증시는 인공지능·원전주 강세와 미 은행 실적 호조에도 다우지수가 0.04% 하락한 반면, S&P500(0.40%↑), 나스닥(0.66%↑)은 오름세였다. 미중 무역 긴장 재점화 우려가 일부 영향으로 작용했다.
이날 증시 랠리의 촉매제는 한미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한국과의 이견이 곧 해소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향후 10일 내에 무엇인가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대신증권 이경민·정해창 연구원은 "오늘 국내 증시를 주도한 모멘텀은 한미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라며 "10일 이내 성과 도출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중 관계 관련 불확실성이 다소 진정된 점, 글로벌 투자심리 개선 등도 시장 반응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향후 시장은 무역협상 진전, 국제 증시 동향, 외국인 자금 유입 흐름 등에 주목할 전망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이 주요 이벤트 결과와 수급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