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화 재개 추진"...위성락 "한미연합훈련은 카드로 직접 고려 안해"
남북 대화 교착을 둘러싼 긴장과 기대가 교차하는 가운데 국가안보 컨트롤타워인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이 대화 재개 구상을 내놓으며 정국에 파장이 일고 있다. 남북 대화를 촉진해야 한다는 여권 내부 요구와, 연합훈련 조정이 필요하다는 일각의 주장 사이에서 실무 라인의 전략 조정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이재명 정부 6개월 성과 보고 기자간담회에서 "2026년은 우리 외교·안보에 있어 도약의 원년이 돼야 한다"며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추진해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 실장은 "우리 정부는 페이스메이커로서 북한·미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남북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남북·북미 양측을 향해 중재자이자 촉진자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난 6개월을 평가하며 "외교 분야에서 여러 성취가 있었지만, 남북 관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성취가 많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이어 "노력하지 않은 건 아니다. 많은 긴장 완화 조치를 했음에도 북한의 호응이 없었다"고 설명하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거듭 촉구했다.
위 실장은 내년 외교·안보 정책 방향과 관련해 "내년에는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해 주변국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미, 한중, 한일 등 주요국과의 공조를 토대로 대화 모멘텀을 형성하려는 전략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과 학계 일각에서 제기된 한미연합훈련 조정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위 실장은 "한반도 비핵화 추진을 위해 생각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만, 한미연합훈련의 경우 카드로 직접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화 재개를 위해서도 억지력 기반의 연합훈련은 유지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간담회에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구조를 둘러싼 이른바 자주파 인사들의 문제 제기에 대한 반박도 나왔다. 앞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3일 한 좌담회에서 "차관급이 NSC에 통일·외교·국방부 장관과 똑같은 급으로 참석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윤석열 정부의 차장 김태효 당시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안보실을 쥐고 흔들려고 했는데, 이를 답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위 실장은 "지금의 운영 체계는 김대중 정부 이래 운영된 제도와 관행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며, 아울러 차장이라는 직함으로 NSC에 참여가 이뤄진 것은 박근혜 정부 때부터"라고 설명했다. 그는 "누가 말한 것처럼 김 아무개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이며 특정 인물 중심의 구조 논란을 일축했다.
한편 간담회에서는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안보 현안을 둘러싼 후속 조치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안보실 내에 농축 우라늄 관련 태스크포스, 핵추진잠수함 TF, 국방비 예산 TF 등 세 가지 TF를 구성했다"며 "주제별로 미국과의 협의를 위한 로드맵을 작성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번 달부터 미국과 실무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필요한 경우 고위급 협의도 병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전반기에는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라늄 활용, 핵추진잠수함 도입, 국방예산 구조 조정 등 민감한 의제에 대해 단계적 접근을 시사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남북 대화 재개 추진과 연합훈련 유지 방침이 병행되는 구도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부의 대북 로드맵과 한미동맹 운용 전략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회는 한반도 긴장 완화와 안보 역량 강화를 둘러싼 쟁점을 다음 회기 상임위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