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문자·전화번호 노출 공방에 파행”…김우영·박정훈, 과방위 국감장 충돌
막말·욕설 문자 논란을 둘러싸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과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거칠게 충돌했다. 여야 의원들도 격렬한 공방에 가세하면서 원자력안전위원회, 우주항공청 등을 대상으로 한 본격 감사는 오후 늦게까지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정치적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면서 국감은 16일 파행을 반복했다.
사건의 핵심은 박정훈 의원이 지난 13일 국감에서 김우영 의원이 보낸 욕설 문자와 자신의 연락처를 공개한 사실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며 시작됐다. 박 의원은 이날 신상발언에서 "동료 의원에게 욕설을 한 부분은 국민 여러분께 깊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하면서도 "김 의원에게는 전혀 미안한 마음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 전화번호가 공개돼 강성 지지층의 표적이 됐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김우영 의원이 지난달 5일 과방위 회의 중 자신의 장인 사진을 공개하고, 소회의실에서는 멱살을 잡고 언성을 높였다며 문자 메시지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자신이 욕설이 담긴 답신 문자까지 받았다고 거듭 언급했다.
이에 김우영 의원은 문자 캡처 과정에서 전화번호가 확대돼 노출됐다고 해명하며, 자신의 통화 내역을 들어 "저는 박 의원이 보낸 문자에 대해 똑같이 욕설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직접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9월 한 달간 박 의원의 전화번호로 문자를 보낸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박 의원은 "욕설 문자를 확실히 받았다"며 재차 맞섰다.
여야 간 언쟁이 가열되자 과방위 국감은 개의 41분 만에 잠정 중지됐고, 오후 재개 이후에도 15분 만에 다시 중단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민주당 최민희 위원장은 여야 충돌이 멈추지 않자, 언론의 선택적 보도라며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취재진 퇴장을 명령했다. 이후 비공개 전체회의에서는 "한주먹 거리다", "내가 이긴다"는 격한 언사가 오가며 서로 먼저 사과를 요구하는 말씨름이 이어졌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최민희 위원장의 회의 운영 방식에도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의원들 사이에서는 "위원장이 싸움을 붙인다", "그딴 식으로 할 거면 진행하지 말라"는 언쟁이 오갔다. 민주당 이정헌 의원, 노종면 의원은 이에 즉각 반발하며 위원장에 대한 막말 자제를 촉구했다.
결국 일정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됐으나, 박정훈·김우영 의원이 전화번호 노출과 욕설 논란에 서로 사과 뜻을 밝히면서 사태가 일단락됐다. 과방위 국감은 오후 4시 29분에 재개돼 정상화 국면에 들어섰다. 최민희 위원장은 재개에 앞서 증인·참고진에 대해 "죄송하다"며 머리를 숙였다.
국정감사가 반복 파행을 거치면서 증인 출석과 오후 감사 일정 역시 큰 혼선을 빚었다. 이에 따라 국회는 남은 국감 일정에서 원활한 회의 운영과 언행 자제를 두고 여야간 지속적 논의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