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1.38% 상승해 4,167.16 마감…브로드컴 호실적에 4거래일 만에 반등

문경원 기자
입력

코스피가 12일 미국 증시의 혼조 속에서도 브로드컴 호실적 효과에 힘입어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리며 4,160선을 회복했고, 반도체와 건설·증권 등 시가총액 상위 및 경기민감 업종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당분간 미국 기술주 실적 흐름과 환율 방향성이 국내 증시의 변동성을 좌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6.54포인트, 1.38% 오른 4,167.16에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전장 대비 13.21포인트, 0.32% 상승한 4,123.83에서 출발해 장 내내 상승 폭을 확대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3일 기록한 4,170.63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코스피 1.38% 상승해 4,167.16 마감…브로드컴 호실적에 4거래일 만에 반등
코스피 1.38% 상승해 4,167.16 마감…브로드컴 호실적에 4거래일 만에 반등

수급 측면에서는 기관과 외국인이 동반 순매수에 나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419억 원을 순매수했고, 기관 투자자는 1조4,194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1조4,639억 원을 순매도하며 최근 상승분에 대한 차익 실현에 나섰다. 다만 기관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8,295억 원 규모를 순매도해 선물 시장에서는 방어적 포지션을 유지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기술주 조정과 주도주 강세가 엇갈리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11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46.26포인트, 1.34% 오른 48,704.01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도 0.21% 상승하며 강보합권을 유지한 반면,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 종합지수는 0.26% 하락해 조정을 이어갔다.

 

전날 오라클 실적 부진으로 부각된 인공지능 관련 거품 논란 속에 뉴욕 증시는 기술주 위주의 약세가 나타났지만, 브로드컴이 장 마감 이후 발표한 4분기 실적과 내년 1분기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를 상회하면서 분위기가 일부 반전됐다. 브로드컴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AI 수요 둔화 우려를 완화했고, 국내 증시는 이를 긍정 재료로 받아들이며 반도체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12일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7원 오른 1,473.7원에 형성됐다. 원화는 다소 약세를 보였지만 변동 폭이 크지 않아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제약하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환율이 고점 부근에서 등락하는 가운데에도 외국인과 기관의 주식 순매수가 이어지며 지수 반등을 뒷받침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반도체 대형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1.49% 오른 10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SK하이닉스는 한국거래소의 제도 개선 검토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1.06% 상승한 57만1,000원에 마감했다. 2차전지 대형주인 LG에너지솔루션은 0.11% 하락하며 소폭 약세를 기록했으나, 대형 성장주 전반의 분위기를 훼손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 밖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1.38% 올랐고, 현대차는 2.03% 상승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3.10% 오르며 강세를 보였고, HD현대중공업도 2.50% 상승하는 등 대부분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동반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경기 민감주와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관련 대형주에도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 상단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종별로는 건설, 증권, 운송장비·부품, 기계·장비 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건설 업종이 4.81% 오르며 업종 가운데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고, 증권 업종도 3.36% 상승했다. 운송장비·부품 업종은 3.07% 올랐고, 기계·장비 업종도 2.33% 상승하는 등 유가증권시장 대부분 업종이 오름세를 보였다. 다만 보험 업종은 삼성화재가 22% 급락하면서 6.67% 하락해 업종 전체가 약세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대신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미국발 기술주 혼조세에도 상승 흐름을 시현했다”며 “미국 증시 하락 요인이었던 오라클 실적 부진을 국내 시장이 전날 선반영한 데다 브로드컴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투자심리에 훈풍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실적 발표 시즌마다 개별 기술주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도, AI와 반도체 수요 기대가 여전히 시장의 중기적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 지수도 동반 반등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2.70포인트, 0.29% 오른 937.34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전날보다 0.65포인트, 0.07% 내린 933.99에서 출발해 박스권 등락을 이어가다가 장 마감 무렵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이 1,767억 원을 순매수했고, 기관도 343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1,557억 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거두는 흐름을 보였다.

 

코스닥 주요 종목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은 1.27% 상승했고, 레인보우로보틱스는 1.91% 올라 로봇·2차전지 관련주의 강세를 확인시켰다. 반면 알테오젠은 4.52% 하락했고, 에코프로는 1.24% 내렸으며, 에이비엘바이오도 3.21% 떨어지는 등 일부 바이오·2차전지 종목은 조정을 받았다. 종목별 차별화가 두드러진 가운데 실적과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수급을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거래대금도 양 시장 모두에서 견조했다.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16조3,381억 원,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은 12조4,014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마켓과 정규마켓을 합한 거래대금은 5조7,639억 원을 기록해, 비전통 시장에서도 활발한 매매가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미국 기술주 실적과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 원달러 환율 흐름이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을 가늠할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다음 주 예정된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미국 기업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관망과 선택적 매수를 병행하는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문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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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브로드컴#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