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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지급 약정 353건”…대기업, 순환출자 해소 움직임에 자사주 관리 강화
경제

“주식지급 약정 353건”…대기업, 순환출자 해소 움직임에 자사주 관리 강화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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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집단들이 총수와 친족, 임원에게 주식으로 성과를 보상하는 약정 건수가 올해 353건으로 집계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9월 10일 발표한 ‘2025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주식 소유현황’에 따르면, 통상 자사주 비율이 높은 상장사가 늘고, 일부 대기업은 순환·상호출자를 자발적으로 해소하는 등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노력이 확인됐다.

 

공정위는 올해 5월 기준 지정된 92개 공시대상 대기업집단 중 동일인(총수)이 있는 81개 집단, 3,090개사를 전수 조사했다. 올해 총수·임원 등에게 주식 지급 약정을 맺은 곳은 13개 대기업, 약정 총수는 353건으로, 작년 17개 기업 417건에 비해 감소했다. 특히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주식을 부여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 188건으로 가장 많았고, 단기 성과급 지급의 스톡그랜트는 51건에 달했다. SK(170건), 하이브(43건), 아모레퍼시픽(35건), 두산(27건), 한화(23건), 크래프톤(20건) 등에서 약정이 두드러졌다.

대기업집단 주식지급 약정 353건…자사주 보유 414개사로 집계
대기업집단 주식지급 약정 353건…자사주 보유 414개사로 집계

총수일가가 직접 계약한 집단은 한화, 두산, 아모레퍼시픽, 크래프톤, 유진, 대신 등 6곳이다. 한화의 경우, 2세인 김동관·김동선·김동원에게 보상 약정을 체결했고, 유진도 2세인 유석훈 유진기업 사장과 약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사주를 보유한 회사는 79개 집단, 414개사로 전년보다 확대됐다. 상장사 가운데 자사주 비율이 5%를 넘는 곳은 40개 집단 71개사였다. 미래에셋생명보험은 자사주 비율이 34.2%로 가장 높았고, 롯데지주(32.3%), 티와이홀딩스(29.2%), 인베니(28.7%), SK(24.6%), 태광산업(24.4%)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현재 논의 중인 자사주 소각의무화 등 상법 개정에 따른 영향권에 들어갈 전망이다. 반면 하이브, 빗썸 등 일부 기업은 자사주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배구조 개선 흐름도 뚜렷했다. KG는 10개에 달하던 순환출자 고리를 2개로 줄이고, 상호출자를 완전히 해소했다. 태광은 2018년부터 이어온 2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올해 모두 정리하며 시장 자율 정비 효과가 확인됐다. 올해 신규로 대기업집단에 들어온 사조는 다수 순환출자 고리 일부를 해소해 현재 1,218개 남았고, 계속 해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배력 집중도에서는 분석대상 대기업 내부지분율이 62.4%(지난해 61.1%)로 소폭 높아졌다. 총수일가 지분율은 3.5~3.7%대를 유지했지만, 계열사 지분율은 꾸준히 증가세다. 공정위는 대형 인수·합병, 지주회사 전환, 신규 대기업집단 지정 등을 주요 원인으로 봤다. 총수 지분율은 크래프톤(29.8%), 부영(23.1%), 반도홀딩스(19.3%), 아모레퍼시픽(17.1%), DB(16.5%)가 높았고, 총수 2세는 넥슨(64.5%), 반도홀딩스(22.5%), 한국앤컴퍼니그룹(21.7%) 등에서 두드러졌다.

 

사익편취 규제대상인, 총수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회사(391개)와 이들 회사가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567개)를 합하면 81개 집단 958개사로, 전체의 31% 수준이며, 작년보다 소폭 늘었다. 주병기 공정위 위원장 후보자는 불법 사익편취에 대한 엄단 방침을 재확인했다.

 

공정위는 “올해부터 기업의 자발적 순환·상호출자 해소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시장 감시·견제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와 자사주 관련 추가 법제 개정의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정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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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대기업집단#주식지급약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