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 파고에 수출 전략 다변화”…현대차, 유럽 호조로 역대 8월 최고 실적→수익성 과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치열한 경쟁과 감세 정책, 보호무역 여건 속에서 요동치는 가운데, 한국 자동차 산업은 전략적 대응을 통해 전례 없는 수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5년 8월 한국 자동차 수출은 55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6% 증가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이러한 수치는 8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으로 기록된다.
미국 시장에서 고율 관세가 6개월 넘게 적용되는 불리한 환경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현지 투자 및 생산 확대와 함께 유럽연합(EU), 독립국가연합(CIS), 중동 등으로 수출 포트폴리오를 적극 전환했다. 8월 대미 수출은 -3.5%의 감소 폭을 보였으나, EU 수출이 78.9%, CIS로는 22.3% 각각 급증하며 미국 시장의 타격을 상쇄했다. 현대차는 앨라배마와 조지아 주를 아우르는 생산거점 확충과 함께, 전기차 신공장(HMGMA)에서 아이오닉5, 아이오닉9 등 친환경차의 현지생산 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다. 그 결과, 8월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합산 판매량은 17만9,455대로 전년 동월 대비 10% 넘게 증가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현대차 투싼·팰리세이드·아반떼, 기아 스포티지·K4·텔루라이드 등이 호조세를 견인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판매 확대 이면에는 관세 부담에 따른 수익성 저하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현대차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48조2,867억원에 달하며 신고점을 경신했으나, 영업이익은 15.8% 감소하고 영업이익률 역시 9.5%에서 7.5%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관세 영향으로 2분기 8,282억원의 영업이익이 증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일본차와의 관세 격차 확대, 미국의 자동차 관세 정책 및 통상 조치 연계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만큼, 현지화 전략 고도화와 정부의 신속한 무역 정책 대응이 동시에 요구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한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시장 다변화 노력에도 미국 시장 관세 부담이 여전하며, 단기간 내 적응은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시장 변화의 외풍을 지혜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