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티콘도 저작권이 핵심”…카카오, 창작자 교육 확대
이모티콘이 메신저를 넘어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하면서, 창작 단계에서의 저작권 이해가 플랫폼 경쟁력의 변수가 되고 있다. 카카오는 이모티콘 창작자와 예비 창작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저작권 교육을 진행하며 창작자 권리 보호에 초점을 맞춘 상생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플랫폼이 직접 저작권 분쟁 예방에 나서는 흐름이 디지털 콘텐츠 산업 전반의 자율 규범을 형성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카오는 30일 이모티콘 창작자와 이모티콘 제작에 관심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저작권 온라인 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교육 콘텐츠는 카카오TV의 카카오 이모티콘 채널을 통해 주문형 비디오 방식으로 공개되며, 누구나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반복 학습이 가능한 형태로 제공해 현직 창작자는 물론, 플랫폼 입점을 준비하는 예비 창작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강연은 법무법인 도아의 양태영 파트너 변호사와 이지영 변호사가 맡았다. 두 강연자는 이모티콘을 저작물로 볼 때 적용되는 저작권의 기본 구조와 보호 범주를 설명한 뒤, 실제 제작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저작권 이슈를 사례 중심으로 풀어낸다. 캐릭터 디자인 유사성, 기존 작품의 2차적 저작물 여부 판단, 공동 창작 시 권리 귀속 문제 등 이모티콘 특유의 분쟁 유형을 구체적으로 다루는 방식이다.
특히 사전에 접수된 창작자 질문을 토대로 저작권 침해 의심 상황에서의 대응 절차, 경고장 수령 시 확인해야 할 사항, 분쟁 발생 시 합의와 소송 선택 기준 등 실무적인 쟁점을 정리한다. 이와 함께 캐릭터 명칭이나 시그니처 문구를 둘러싼 상표권 분쟁 가능성, 상표 선점과 브랜드화 전략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법적 포인트도 함께 다룬다. 카카오 측은 강의 구조를 개론 형태로 구성해 초보 창작자도 기본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실제 분쟁 사례를 통해 현업 창작자가 바로 참고할 수 있는 수준의 정보를 제공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디지털 이모티콘 시장은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판매 수익뿐 아니라 게임, 웹툰, 커머스 등으로 확장되며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사 캐릭터, 패러디를 둘러싼 법적 분쟁과, 플랫폼 내 복수 채널 유통 시 권리 관계 혼선 등 복잡한 저작권 이슈가 늘어나는 추세다. 카카오가 저작권 교육을 정기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분쟁을 사전에 줄여 창작자의 리스크를 낮추고, 플랫폼 전체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
김지현 카카오 이모티콘트라이브 리더는 이모티콘 창작 생태계 확대에 따라 저작권 이슈가 한층 복잡·다양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리더는 이번 교육을 카카오와 창작자가 같은 이해를 바탕으로 건강한 파트너십을 이어가기 위한 상생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소개했다. 그는 창작자 권리 존중과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교육과 지원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플랫폼이 수익 배분 구조 논의에 더해 법률 리스크 관리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힌 셈이다.
카카오의 저작권 온라인 교육은 2020년 시작 이후 매년 운영돼 올해 네 번째를 맞았다. 카카오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창작자가 자신의 저작권과 관련 권리를 명확히 이해하고,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가도록 돕겠다는 방침이다.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서 저작권 이해 수준은 곧 비즈니스 지속 가능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플랫폼 전체의 콘텐츠 품질 관리와 분쟁 비용 감소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에서는 주요 플랫폼들이 창작 가이드라인과 저작권 안내를 제공해왔지만, 국내에서 이모티콘을 별도의 저작물 영역으로 보고 정기적인 법률 교육을 운영하는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카카오의 시도가 국내 창작 플랫폼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단기적인 분쟁 감소를 넘어 업계 공통의 준거 기준이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디지털 콘텐츠 산업계는 창작자 권리 보호와 플랫폼 책임 강화를 동시에 겨냥한 이 같은 프로그램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효과를 거둘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