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권 의혹까지 조사 확대”…경찰, 김병기 고발 통합 수사 속도
고발전이 확산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을 둘러싸고 경찰과 시민단체가 맞붙었다. 서울경찰청이 관련 사건을 한 곳으로 모아 수사에 나서면서, 국회의원과 지방의원, 가족까지 얽힌 의혹 수사가 정국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12월 31일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대표 김한메 씨를 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 의원을 상대로 제기된 복수의 고발 사건 가운데 하나인 전 보좌관 쿠팡 취업 관련 외압 의혹과 대한항공 숙박권 제공 의혹에 대해 진술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다.

당초 김 대표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김병기 의원이 쿠팡에 취업한 전직 보좌관의 인사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출석했다. 그러나 공공범죄수사대는 조사 과정에서 계획에 없던 대한항공 숙박권 제공 의혹 고발에 대해서도 동시에 진술을 받아 두 사안을 함께 조사했다고 언론 공지를 통해 전했다.
서울경찰청은 최근 김병기 의원을 둘러싼 고발 사건 11건 가운데 10건을 공공범죄수사대에 일괄 배당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장 검토와 고발인 조사 등 기초 작업을 서두르는 것으로 보이며, 정치권에선 수사 통합을 계기로 속도가 붙고 있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남은 1건은 서울 동작경찰서가 이미 수사를 진행 중인 차남 숭실대학교 및 취업 청탁 의혹 사건이다. 동작경찰서는 9월부터 수사를 이어온 점을 고려해 이 사건을 서울경찰청으로 이첩하지 않고 자체 수사를 지속하고 있다. 수사당국은 진행 정도와 수사 효율성을 종합해 분리 수사를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병기 의원 관련 의혹은 차남 특혜 의혹에 그치지 않는다. 김 의원 아내가 동작구의회 부의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과, 김 의원이 불법 입수한 보좌진 메신저 대화 내역을 대외적으로 공개했다는 의혹도 함께 고발 대상에 포함돼 있다.
정치권의 파장이 가장 컸던 사안은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관련 1억 원 수수 의혹과의 연결 고리다. 강선우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시의원 공천을 신청한 후보자로부터 1억 원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고, 김병기 원내대표가 이를 알고도 묵인했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논란이 확대되며 김 의원은 원내대표 직에서 물러났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이 사안과 관련해 강선우 의원뿐 아니라 김경 서울시의원도 함께 고발했다. 공공범죄수사대가 이 고발까지 한꺼번에 넘겨받으면서, 여당과 야당 인사가 뒤얽힌 광범위한 정치자금·청탁 의혹 수사가 하나의 수사 라인에서 진행되는 구조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서울경찰청이 고발인 조사를 조기에 마무리하면서 강제수사 착수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은 "고발장 검토와 고발인 조사 등을 마치는 대로 사실관계 규명을 위한 수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소환 조사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 절차가 단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당별 공식 반응은 아직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야권 핵심 인사의 수사가 본격화될 경우, 여야 간 공방이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함께 제기된다. 특히 공천과 연계된 금전 수수 의혹과 가족·측근 관련 의혹이 중첩된 만큼, 도덕성 공세와 역공이 반복될 소지가 있다는 관측이다.
서울경찰청은 고발인 조사 결과와 기존 동작경찰서 수사 진행 상황을 종합 검토한 뒤 피고발인 조사 일정과 수사 범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김병기 의원 관련 수사가 향후 공천 국면과 정국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경찰은 수사 진행에 따라 추가 소환 조사와 강제수사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