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유니폼 23번”…카스트로프, 첫 태극마크→미국전 출전 대기 눈길
새벽의 조용한 운동장, 낯선 국가대표 유니폼을 단단히 여민 카스트로프의 표정에는 긴장과 설렘이 동시에 어려 있었다. 대표팀에 첫 소집된 신예 미드필더가 팀과 함께하는 첫 무대, 그 순간의 의미는 기존 선수들과 지도진, 그리고 지켜보는 팬들에게 각기 다른 울림으로 전해졌다. 등번호 23번을 단 유니폼 한 벌이,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 안에 신선한 기대감을 가득 채우고 있다.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9월 A매치 기간 미국, 멕시코와 평가전을 위해 선수단을 소집했다. 그중 옌스 카스트로프는 독일 출신 미드필더로, 이번에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대표팀 명단에 합류했다. 자신만의 강인한 경합과 도전적인 스타일로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주목받아온 그는, 독일 연령별 대표를 지냈으나 이번에 처음 성인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카스트로프는 23번 등번호를 부여받아 국가대표 유니폼 등판에 ‘JENS’라는 영문 이름을 새기게 됐다. 23번은 앞서 서민우, 오현규, 배준호, 전진우 등이 사용한 바 있어 꾸준히 젊은 세대 성장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동시기에 서민우는 기존 황인범의 6번을 물려받아 중원의 새로운 조합을 암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황인범이 부상으로 대표팀 중원에서 빠지게 된 가운데, 카스트로프가 그의 공백을 메우고 새로운 전술 색채를 가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스트로프는 “짧은 시간이지만 팀 훈련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평가 속에, 특유의 거친 움직임과 공간 장악 능력으로 지도진의 기대를 받고 있다.
홍명보 감독은 공식 훈련을 마친 뒤 “카스트로프는 전술 피드백이 빠르고 동료들과의 호흡도 좋다”고 언급해, 데뷔전에서 어느 정도의 출전 시간을 보장할 뜻을 밝혔다. 감독은 “출전 여부는 상황을 보겠지만, 충분한 시간을 줄 생각”이라며 신뢰를 드러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7일 오전 6시(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에서 미국과 첫 친선경기를 치르고, 이어 10일에는 내슈빌에서 멕시코와 맞붙는다. 미국전에서 드러날 카스트로프의 데뷔와 활약 여부에 국내외 축구 팬과 현지 언론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차가운 새벽 공기, 붉은 유니폼을 입고 새 무대에 나서는 한 선수의 용기에 조용한 응원이 더해지고 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과 카스트로프의 특별한 순간은 9월 7일 오전 미국전 생중계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