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킹 충격에 영업익 급락”…SK텔레콤, 3분기 95%↓ 이통업계 흔들
국내 이동통신 3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최근 5년 새 최대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SK텔레콤의 대규모 해킹 사고 이후 이어진 파격적 보상과 막대한 과징금 부담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는 “통신시장 신뢰 위기가 실적 충격으로 직결됐다”며, IT 기반 인프라와 정보보호 역량이 새로운 경영 과제로 부각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약 7418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2434억원) 대비 40% 넘게 급감할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단 234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감소율이 95.6%에 달한다. 이는 해킹 사고 직후 전 가입자 대상 5개월 추가 데이터 제공, 요금 50% 감면 등 업계 유례없는 전방위 보상 정책의 직접적인 여파다. 추가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134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국내 통신사 중 당기순손실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해킹 피해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SK텔레콤의 사례는 빠르게 성장하는 IT 및 통신 서비스 산업이 데이터 위기 관리 역량을 시험받고 있음을 방증한다. SK텔레콤의 단기 손익 충격이 향후 고객 신뢰 회복, 인프라 보안 투자 확대 등 기업 전략 재구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보상안 집행으로 인한 약 500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 추정치는 해외 통신기업 대비 상당한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KT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5107억원으로, 10% 늘어나며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SK텔레콤 사고 이후 번호이동 시장이 활발해지며 무선 가입자가 유입된 덕분이다. 하지만 임금 인상분 소급 적용, 마케팅비 증가 등으로 시장 기대에는 못 미쳤다는 평가다. 최근 자체 사이버 침해 사건도 보고돼 추가 보상 및 이미지 하락 우려가 남아 있다.
LG유플러스는 2077억원의 3분기 영업이익이 예측된다. 전년 대비 15.6% 감소세로, 8월 실시한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 부담(약 1500억~1600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실적은 전분기 대비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어, 향후 인건비 구조조정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이다.
이동통신업계의 실적 하락은 전방위 보안 위협과 급격한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글로벌 통신사들은 이미 데이터 유출, 고객 신뢰 붕괴 등 리스크 확장에 대비한 사이버 보안 투자, 위기관리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국내의 경우,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 당국의 규제 강화와 과징금 부과가 기업 영업구조에 무거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IT·통신 산업의 신뢰 기반이 실질적 사업성과로 직결되는 환경”이라며 “데이터 보호와 인프라 보안 역량이 곧 경쟁력의 본질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올해 실적 충격을 계기로, 기술보안 재투자 확대와 더불어 제도적 리스크 관리 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