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 반복된 통증, 40년 만에 원인 밝혀”…한림대, 희귀 신경병증 정밀 진단
음부신경병증이라는 희귀 신경계 질환이 기존 척추질환과 혼동돼 수십 년간 오진이 반복되는 사례가 산업 현장과 의료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신경외과 양진서 교수팀은 최근 40년간 원인 모를 통증으로 고통받은 68세 환자에게 ‘음부신경 감압술’을 시행, 일상 복귀를 실현했다. 재빠른 진단과 정밀 신경치료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희귀 신경 질환 분야에서 맞춤형 의료의 패러다임 전환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환자 박근화(가명) 씨는 1986년 이후 미진단 통증에 시달리며 병원을 전전했다. 각종 신경계 약물, 한의 요법, 대학병원 진료에도 개선이 없어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됐다. 이런 난치성 통증의 원인은 양진서 교수의 면밀한 진단 끝에, 좌골과 천골 인대 사이의 음부신경 손상에서 비롯된 ‘음부신경병증’으로 밝혀졌다. 이는 10만 명 중 1명 꼴의 희귀 질환이지만, 실제로는 척추 질환 등으로 오진돼 환자별 통계가 과소 보고될 수 있다고 의료계는 진단한다.

음부신경병증은 2~3㎜ 크기의 말초신경이 압박받아 항문‧음부‧회음부 통증이나 운동장애를 유발한다. 주로 장시간 앉아있는 생활습관, 자전거·스쿼트와 같은 반복 운동, 골반외상, 수술 및 분만 후 후유증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초기에는 약물치료나 골반 근육 스트레칭 등으로 증상 완화가 어렵지 않으나, 악화 시 수술 등 적극적 개입이 필요하다. 이번 사례에서 시행된 감압술은 신경 압박부위를 제거하는 절개 방식으로, 1시간 미만이 소요되며 대다수 환자가 수일 내 통증이 완화되고 일상 복귀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이번 진단 및 치료는 음부와 회음부 국한 통증에서 감별 진단의 필요성을 구체화했다. 기존 척추 추간판탈출증이나 협착증과 임상 양상이 유사해, 숙련된 신경외과 전문의의 경험에 따라 정밀 감별이 이뤄져야 한다. 진단 지연은 치료 효과와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세계적으로도 음부신경병증과 같은 희귀 신경계 질환에 대한 정밀의료·맞춤 진단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신경·근골격계 질환 데이터베이스 구축, 신경 감압술 표준화 등 임상 가이드라인이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환자별 증상에 맞춘 표적 진단과 신속한 수술 적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양진서 교수는 “허리·엉덩이 통증이 장기간 호전되지 않는 경우, 표준 척추 질환 외에 말초신경 질환 가능성까지 고려해 조기 진단과 전문상담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의료 현장에 널리 적용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맞춤형 신경 진단과 치료 환경을 지원하는 의료 IT와 바이오융합 솔루션의 확대가, 희귀 신경 질환 분야의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