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성자 분석 기준 잡는다”…표준硏-원자력硏, 협력 5년 연장 합의
중성자 방사화 분석법이 표준물질 개발과 소재 연구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0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하나로심포지엄에서 측정표준기술과 원자력기술 융합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2015년 초 설립된 ‘연구로 이용 표준물질 공동연구센터’의 운영이 향후 5년간 연장되고, 협력 범위 역시 양자·비파괴검사 등 미래 분야로 확장된다. 업계는 이번 조치를 ‘측정표준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중성자 방사화 분석분야의 측정표준 확립, 인증 표준물질 특성화 기술 개발,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품질관리 체계 구축을 공동 추진한다. 또한 미래 양자소재 개발·측정체인 신설, 비파괴검사와 구조건전성 모니터링 기술 등도 연구 과제로 선정했다.

중성자 방사화 분석법은 연구용 원자로에서 물질을 중성자에 노출시키고, 이때 방출되는 방사선의 종류와 세기를 정밀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원소별 함량 확인 정확도가 높아 국제도량형위원회(CIPM)에서 가장 신뢰받는 분석 기준으로 꼽힌다. 특히 이번 기술은 기존 분석법의 표준물질 신뢰도와 측정 정밀도의 한계를 극복하며, 인증표준물질 개발 및 보급에도 실질적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공동 연구센터를 통해 이미 다양한 소재·산업 현장에서 분석 표준화 기반을 구축해왔다. 신규 확장 분야인 양자소재 연구는 차세대 IT소재, 초정밀 의료 진단, 배터리용 신소재 개발 등 첨단 산업 현장에도 실질적 파급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비파괴검사와 구조 건전성 모니터링 기술은 발전소·인프라 시설 등에서 안정성 검증과 예측 정밀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중성자 분석법 기반의 연구 인프라 확장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 NIST, 독일 PTB 등 국제 연구기관들도 인증표준물질 개발과 품질관리시스템 고도화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양대 연구기관의 장기 협력은 글로벌 소재 및 표준분석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이번 협약에는 제도 환경 변화에 맞춘 공동연구센터 운영방침 개편도 포함된다. 두 기관은 연구-GMP(우수연구실제도), 국제표준(ISO) 인증 등 글로벌 기준 부합과 데이터 관리의 투명성 강화에도 방점을 둘 예정이다.
이호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은 “이번 협약이 기관 간 융합 기술력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국가적 임무 수행의 기술 기반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를 중심으로 원자력기술과 측정표준기술 융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략적 협력체계를 더욱 탄탄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양대 기관 협력이 소재·측정·분석 분야 시장에 실질적 전환점을 가져올지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 융합과 글로벌 표준 동조화가 국가 산업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