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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AI로 신약까지 겨눈다…메가존클라우드, 산업 적용 로드맵 모색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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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컴퓨팅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양자 AI 기술이 신약 개발과 바이오·메디컬 분야를 비롯해 산업 전반의 연산 패러다임을 바꾸는 차세대 인프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클라우드 기업과 연구기관이 손잡고 실제 적용 사례와 인력·제도 기반을 동시에 논의하며,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독자적인 퀀텀 AI 생태계를 설계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의가 양자 AI를 둘러싼 학문적 연구 단계를 넘어 산업 적용 전략을 구체화하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KISTI와 함께 19일 서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퀀텀 인공지능 AI 더 넥스트 프런티어 세미나를 열고, 양자 AI 기술의 산업 활용 방향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세미나는 한국연구재단이 주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후원했으며, 산학연 전문가 200여 명이 참석해 연구 성과와 실제 적용 사례, 상용화 과제를 공유했다.

행사에서 KISTI 최장원 정책전략본부장은 이식 원장의 환영사를 대신 전하며 메가존클라우드와 함께 양자 기술을 산업과 공공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국가적 기반을 마련 중이라고 강조했다. 개방형 퀀텀 AI 생태계를 구축해 연구자와 기업, 정부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기술·산업 전략으로서 양자 AI의 중요성을 거론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자 머신러닝과 AI 인프라 진화를 논의하는 이번 세미나가 산학연 협력의 장이 돼, 대한민국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는 전략적 기반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클라우드와 AI 서비스 경험을 양자 영역까지 확장하며, 인프라와 응용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주완 메가존클라우드 의장은 자사가 클라우드와 AI로 축적한 역량을 토대로 양자 AI 분야까지 기술을 확장하고 있다며, 양자컴퓨팅과 AI를 서로의 잠재력을 키워주는 이중 엔진으로 규정했다. 동시에 이러한 변화를 산업과 사회, 현실의 문제와 연결하는 실행 허브가 되겠다고 밝혔다.

 

양자 AI의 대표적인 활용 분야로는 신약 개발과 분자 모델링 등 고난도 연산 작업이 꼽혔다. 팜캐드 우상욱 대표는 퀀텀 AI의 산업 적용을 주제로 발표하고, 양자컴퓨팅 기반 AI 기술이 신약 후보물질 탐색과 분자 구조 모델링처럼 연산 복잡도가 높은 영역에서 기존 AI의 한계를 보완하는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팜캐드 연구에서 탐색 속도 향상과 모델링 정확도 개선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고 언급해,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양자 AI 도입 압력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양자 거대언어모델 LLM을 중심으로 한 인프라 측면의 변화 전망도 제시됐다. 아이온큐 김상협 수석 엔지니어는 양자컴퓨팅을 AI 워크플로우에 통합할 경우 데이터 비효율성과 에너지 비용 증가 등 기존 AI 인프라가 가진 구조적 한계를 완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모델 성능 향상을 통해 전체 AI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하며, 양자 하드웨어와 AI 소프트웨어 최적 결합이 차세대 AI 인프라 경쟁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메디컬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에서 양자 기술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만큼, 기술 자체를 넘어 생태계와 정책 설계가 시급하다는 점을 짚었다. 서울시립대학교 안도열 명예석좌교수는 지속가능한 퀀텀 AI 생태계 구축 전략 발표에서 바이오·메디컬 등 여러 분야에서 양자 기술 적용 가능성이 확대되는 상황을 언급하며, 이를 산업화로 잇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양성과 정책 기반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 한국형 퀀텀 AI 생태계를 설계할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양자컴퓨팅 하드웨어 기업과 클라우드 사업자, 제약사 간 협력이 본격화돼 신약 개발, 최적화, 금융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지만, 메가존클라우드와 KISTI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기반 양자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약·바이오, 공공, 제조 분야로의 적용 범위를 넓히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다만 양자 하드웨어의 성능 한계와 표준 부재, 양자 알고리즘 인력 부족, 데이터 보안과 윤리 규제 공백 등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업계에서는 정부와 연구기관, 산업계가 장기 로드맵을 토대로 테스트베드와 규제 환경을 정비하지 못하면, 기술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상용화 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세미나 참석자들은 양자 AI가 신약 개발과 정밀의료, 고성능 시뮬레이션 분야에서 기존 AI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보완하는 수단으로 부상할 가능성에 공감하면서도, 실제 산업 진입 시점과 경제성은 기술 성숙도와 정책 지원 수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산업계는 이번 논의가 국내 양자 AI 생태계 구축과 글로벌 협력 전략 수립으로 이어져, 기술이 실질적인 시장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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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존클라우드#kisti#팜캐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