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빛으로 물든 밤”…무주반딧불축제, 자연 속 힐링 여행의 시작
“요즘 축제를 찾아 떠나는 여행자가 부쩍 늘었다. 반딧불이의 계절, 무주로의 발걸음엔 자연과 더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담겼다. 소박한 일상이 무주반딧불축제와 만나면서 지친 일상에 작은 빛을 더하고 있었다.”
올해도 무주읍 등나무운동장은 저녁부터 사람들로 북적였다. 9월 6일 열린 제29회 무주반딧불축제 개막식에서 관객들은 무주군태권도시범단과 중국 등봉시 소림무술단의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반딧불이 캐릭터 ‘또리와 아로’와 함께하는 입장식에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인근 6개 읍·면 주민을 비롯해 각지에서 모인 300여 명의 지역 단체 참가자, 1만여 시민과 방문객들은 남대천에 펼쳐진 음악분수와 별빛다리 낙화놀이, 레이저·불꽃쇼에 환호를 아끼지 않았다. 축제장에는 “바가지요금, 일회용품, 안전사고 없는 3무 축제”라는 다짐도 곳곳에서 들렸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힐링·생태형 축제 참가자는 해마다 늘고 있다. 특히 무주반딧불축제는 전 세대 가족 단위 방문은 물론, MZ세대의 SNS 인증 열풍까지 더해지면서 ‘자연에서 찾는 쉼’의 대표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낮 시간에는 솟대 세우기, 반딧불이 생태탐험, 치어방류 등 직접 체험하는 생태 프로그램이 진행돼 평소 자연과 거리가 있었던 도시인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축제를 꾸준히 찾는 김지현 씨(34)는 “반딧불이를 실제로 보는 순간, 내가 일상에만 갇혀 있었구나 실감했다”며 “도시에선 느낄 수 없는 평온함을 찾았다”고 고백했다. 심리학자 황유진 씨 역시 “반딧불축제의 본질은 자연 속에서 스스로의 감정을 환기하는 것”이라며 “디지털 피로감이 늘어난 요즘, 오감으로 체험하는 힐링의 기회가 더 소중해졌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한 커뮤니티에는 “불꽃놀이보다 낙화놀이가 더 감동적이다”, “아이도 어른도 반딧불이를 기다린다” 등 매년 빼놓지 않고 참여한다는 글이 이어졌다. 축제장을 찾은 가족, 연인, 친구들은 소원 비행기를 날리며 추억을 쌓았고, 현장 곳곳에서 “이젠 이렇게 자연에서의 시간이 당연해졌다”는 공감도 흘러나왔다.
결국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떻게 제자연의 품에서 나만의 ‘힐링 여행’을 누릴 것인가일지 모른다. 작은 빛 하나가 모여 어둔 밤을 물들이는 것처럼, 무주반딧불축제는 일상의 틈에서 스스로를 다독이는 시간, 그리고 내 삶의 리듬을 바꿔주는 여행의 시작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