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뉴의 침묵과 굴욕”…웨스트햄 주장 보엔, 역전패 후 사과→팬과 충돌 장면 눈길
비 내린 영국 몰리뉴 스타디움에선 3연패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웠다. 극적인 역전패 직후 웨스트햄 주장 재로드 보엔이 원정 팬들과 마찰을 빚으며, 고개 숙인 채 그라운드를 떠나는 순간엔 침묵과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팬들의 기대와 실망이 한데 엉킨 경기 후의 공기는, 승부 이상의 서글픈 여운을 남겼다.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27일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2라운드 원정에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에 3-2로 패했다. 울버햄프턴의 막판 집중력이 빛을 발하며 웨스트햄은 공식전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웨스트햄은 2024-20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를 14위로 마친 데 이어, 올 시즌 리그 경기에서도 2연패를 기록해 현재 20위에 머물고 있다.

경기 종료 휘슬 이후 웨스트햄 주장 재로드 보엔은 원정 관중석으로 다가가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광고판을 넘으려는 과격한 제스처와 동료의 제지, 주장 완장을 벗은 채 고개를 숙이고 떠나는 모습까지, 흔들리는 팀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극도의 경쟁과 부담 속에 터져 나온 이 장면은 팬들의 실망과 분노에 불을 지폈다.
재로드 보엔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저는 열정적인 사람이며, 그라운드에 서는 순간마다 항상 싸운다. 하지만 더 나은 본보기로서, 팬들과 구단을 더 사랑해야 함을 안다”라는 내용의 공식 사과문을 남겼다. 패배의 아픔보다 팀과 팬을 향한 애정이 먼저였음을 밝힘과 동시에, 부진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책임감을 드러냈다.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에서는 황희찬이 주장 완장을 차고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81분 동안 뛰었지만 공격 포인트는 추가하지 못했다. 팀은 경기 막판 집중력을 앞세워 웨스트햄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했다.
웨스트햄은 공식전 3연패에 빠지며 리그 최하위권에서 벗어나려는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다음 경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팀 내 분위기 재정비와 주축 선수들의 각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현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 휘슬이 울린 몰리뉴의 관중석에는 허탈한 표정과 미련이 흩어졌다. 축적된 패배 속에서 서로를 향한 감정이 부딪혔던 그라운드는, 짧은 침묵 끝에 씁쓸한 사과의 응시로 남았다. 잉글랜드 카라바오컵의 후폭풍은 팬과 선수 모두에게 깊은 질문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