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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존 비마약 진통제 일본 특허…글로벌 독점 전략 분수령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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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마약성 진통제 개발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비보존이 일본에서 핵심 후보물질의 물질특허를 확보하며 글로벌 상업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특허청이 비보존의 경구용 비마약성 진통제 후보물질 VVZ-2471에 대해 물질특허 등록을 허가하면서,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을 포함한 다국가 특허 포트폴리오가 구축되는 구도가 형성됐다. 업계에서는 난도 높은 일본 특허 심사를 통과한 점을 기술력 검증 계기로 보면서 향후 라이선스 아웃과 기술 이전 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보존에 따르면 VVZ-2471의 일본 물질특허는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중국, 대만에 이은 다섯 번째 해외 특허 등록이다. 일본 특허청은 VVZ-2471가 속한 계열 화합물에 대해 등록 허가 결정을 내렸고, 회사는 현재 등록료 납부 절차를 진행 중이다. 특허권 정식 등록은 약 한 달 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특허는 메타보트로픽 글루타메이트 수용체 5 mGluR5와 세로토닌 수용체 2A형 5 HT2A에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길항제에 관한 물질특허다. 길항제는 특정 수용체의 작용을 차단해 신경 전달을 조절하는 약물 기전으로, 통증 신호를 조절하는 중추신경계 경로를 겨냥해 마약성 진통제 수준의 진통 효과를 목표로 하면서도 중독성과 호흡억제 같은 부작용을 줄이려는 전략에 활용된다.  

 

비보존은 특허 명세서에 기재한 125개 화합물 전부에 대해 특허성을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단일 후보물질인 VVZ-2471뿐 아니라 구조를 변형한 다수의 유도체까지 특허 범위가 확장된 구조다. 제약 업계에서 이 같은 광범위 물질특허는 후발 주자의 유사 화합물 개발을 차단하고, 라이선스 협상 시 기술 가치 평가를 높이는 지렛대로 활용된다.  

 

회사는 일본을 포함한 주요국에서의 특허 등록이 비마약성 진통제 시장 진입 전략의 핵심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진통제, 특히 중추신경계 작용 약물에 대한 규제와 심사 기준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이 시장에서 물질특허를 확보했다는 점을 두고 비보존은 자사 비마약성 진통제 플랫폼의 기술적 완성도를 객관적으로 증명한 사례라고 강조했다.  

 

통증 치료제 시장에서는 오피오이드 계열 마약성 진통제의 중독 문제와 안전성 논란이 장기간 쌓이면서, 비마약성 기전으로 마약성 진통제를 대체하거나 병용을 줄이려는 연구 개발이 글로벌 제약사 중심으로 확산돼 왔다. mGluR5와 5 HT2A를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 타깃 전략은 통증 신호 전달에 관여하는 서로 다른 신경 경로를 한 번에 제어하려는 접근으로, 기존 단일 수용체 차단제 대비 진통 효과와 부작용 프로파일을 차별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일본은 노인 인구 비중이 높고 만성 통증 환자 수요가 큰 시장인 만큼, 비마약성 진통제의 약가와 처방 환경이 형성될 경우 안정적인 매출 기반으로 성장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실제 매출 창출을 위해서는 물질특허 확보 이후에도 임상 개발, 허가, 보험 등 다단계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이 이미 본격화됐지만, 다수 후보물질이 임상 시험 단계에서 효과 부족이나 중추신경계 부작용으로 중단된 전례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비보존이 다섯 개 국가에서 특허를 확보한 VVZ-2471 계열이 임상에서 어느 수준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할지가 기술 상용화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규제 측면에서 일본 후생노동성과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는 중추신경계 및 진통제 계열 약물에 대해 엄격한 안전성 데이터와 장기 복용 시 리스크 관리 계획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보존 입장에서는 이번 특허 등록을 계기로 현지 파트너사와의 공동 개발이나 라이선스 아웃을 모색하면서, 일본 규제 기관 기준에 맞춘 임상 설계 전략을 병행할 가능성이 크다.  

 

비보존 관계자는 VVZ-2471 단일 물질뿐 아니라 다수 유도체 화합물까지 폭넓게 보호하게 돼 일본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비마약성 진통제 개발 경쟁이 심화되는 시점에서 선제적으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점이 향후 글로벌 기술 이전과 상업화 전략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VVZ-2471 계열이 임상 개발 단계에서 성과를 내고 주요 규제 시장에서 사용 허가를 획득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일본 특허를 포함한 다국가 특허망이 실제 기술 수출과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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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존#vvz-2471#비마약성진통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