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200 편입에 14 급등…파라다이스, ESG 상향·기관 매수에 낙폭 만회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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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200 편입과 ESG 등급 상향 효과가 맞물리며 파라다이스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3분기 실적 발표 직후 어닝 쇼크 수준의 급락을 겪은 뒤 추가 조정과 반등이 교차하는 흐름 속에서, 단기적으로는 수급 요인, 중기적으로는 외국인 관광 회복과 지배구조 개선 방향에 따라 주가 향방이 갈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월 20일 장중 기준 파라다이스 주가는 18,450원으로 전일 대비 13.96 상승 중이다. 시가는 16,200원에서 출발했으며 장중 한때 18,680원까지 치솟았다가 저가 16,000원 선을 오가는 등 하루 가격 레인지가 크게 넓어졌다. 거래량은 약 413만 주로, 최근 한 달 일평균을 크게 웃돌며 단기 과열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라다이스[03423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파라다이스[03423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최근 한 달 주가 흐름을 보면, 파라다이스는 10월 21일 종가 기준 약 19,230원을 고점으로 기록한 뒤 11월 11일 14,600원 선까지 약 30에 가까운 조정을 받았다. 이후 반등에 성공해 현재 18,000원대 중반까지 회복한 상태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 4 내외 하락 구간이지만, 11월 중순 저점 대비로는 20 이상 되돌림이 진행된 셈이다. 6개월로 시계를 넓히면 5월 저점 12,550원 대비 30 중반대 상승을 기록하고 있어,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중기 추세는 우상향을 유지하고 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3분기 실적 충격 구간에서 20일 이동평균선이 일시적으로 하회됐다가, 이번 반등으로 다시 20일선을 회복하며 단기 추세 개선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다만 6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19,000원대 초반 아래에서 등락이 반복되는 만큼, 2만 원선 이하에서 매물 소화가 이어지는 중기 조정 국면이라는 진단도 적지 않다. 단기적으로는 16,000원과 19,000원 사이에서 상·하단을 테스트하는 박스권 장세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수급 동향은 외국인과 기관의 엇갈린 매매가 특징이다. 11월 12일부터 19일까지 6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약 77만 주를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같은 기간 약 101만 주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된다. 외국인 자금은 3분기 실적 쇼크와 성장 둔화 우려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고, 기관은 코스피200 편입과 ESG 평가 개선, 연말 리조트 수요 확대를 근거로 저가 매수에 나서는 흐름이다. 이 구간에서 외국인 매도가 강해질 때 주가 약세가 두드러졌고, 기관 매수세가 유입될 때에는 급락 후 반등 탄력이 커지는 패턴이 반복됐다.

 

동일 업종 내에서 파라다이스의 위치는 변동성 측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카지노·관광 관련주인 강원랜드, 롯데관광개발, GS피앤엘, GKL과 최근 등락률을 비교하면 파라다이스의 단기 등락률은 약 14 수준으로 롯데관광개발 약 15와 함께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시가총액은 약 1조7,000억 원대로 강원랜드 3조7,000억 원대보다는 작지만 롯데관광개발·GKL보다는 큰 중형주급이다. 외국인 지분율은 약 10대로 경쟁사 평균보다 낮아, 코스피200 편입과 ESG 개선에 따라 외국인 비중 확대 여지는 남아 있다는 평가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209위로,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주보다는 변동성이 큰 중형주 그룹에 속한다.

 

실적과 밸류에이션을 보면, 코로나19 이후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연간 매출은 2022년 5,876억 원에서 2023년 9,942억 원, 2024년 1조720억 원 수준으로 확대됐고, 2025년에는 1조1,400억 원대가 예상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4억 원에서 1,458억 원, 1,361억 원으로 늘어난 뒤 2025년 1,700억 원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률은 2023년 14대, 2025년 15 안팎이 기대된다. ROE는 4~5 수준으로 아직 두 자릿수에는 못 미치지만, 부채비율은 100 안팎에서 점진적으로 안정되는 흐름이다. 현재 주가 기준 연간 PER는 10배대 중후반, PBR은 1배 초반으로, 업종 평균 PER 20배대 대비 할인 구간에 머물러 있다. 다만 수익성 지표가 상대적으로 낮아 성장 기대 대비 보수적 밸류라는 해석이 나온다. 배당수익률은 0.8 안팎으로 경쟁사 대비 높지 않으며, 컨센서스 기준 투자의견은 매수 4.00점, 목표주가는 25,727원 수준으로 현재가 대비 약 40 내외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제시된다.

 

단기 주가 변동의 1차 요인은 3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감이다. 파라다이스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약 2,882억 원, 영업이익은 39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시장 컨센서스를 밑돌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중국·일본 VIP 매출이 일부 둔화하고, 광고선전비와 관광진흥기금 추가 계상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데다, 9월 매출 부진으로 고정비 부담이 커지며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 기대를 모았던 인천 하얏트 인수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는 속도도 예상보다 느리다는 분석이 겹치면서 11월 11일에는 장중 16를 웃도는 급락이 나타나는 등 어닝 쇼크 수준의 충격이 단기간에 반영됐다.

 

두 번째 요인은 경쟁 구도 변화와 성장 둔화 인식이다. 같은 시기 롯데관광개발이 3분기 영업이익에서 파라다이스를 앞서며 업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는 분석이 나오자, 시장에서는 K카지노 판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 1위라는 파라다이스의 프리미엄이 희석되고 인천·부산·제주 복합리조트 간 경쟁이 격화되는 구조가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를 자극했다. VIP 중심에서 일반 관광객인 MASS 고객 비중이 늘어나는 과정 자체는 고객 믹스 개선이라는 긍정적 신호지만, 성장 속도 둔화 우려가 먼저 주가에 반영된 모습이다.

 

세 번째 축은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이슈다. 파라다이스는 이익 규모 대비 배당성향과 배당수익률이 낮고, 장기간 보유 중인 자사주를 활용한 소각·환원 계획이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으면서 짠물 배당 이미지가 굳어져 있다.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과 주요 위원회를 겸직하는 원톱 체계에 대해 일부 글로벌 투자자들은 지배구조 투명성 측면의 부담 요인으로 본다. 회사 측은 사상 최대 실적과 안정적 성장세를 근거로 리더십 집중이 오히려 의사결정 속도와 실행력을 높여준다고 설명하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반대로 ESG와 코스피200 편입은 주가 하단을 지지하는 재료로 작용 중이다. 파라다이스는 최근 한국ESG기준원 평가에서 종합 등급이 1년 만에 D에서 B 플러스까지 두 단계 이상 상향됐다. 세부 등급은 환경 E A, 사회 S A 플러스, 지배구조 G B 수준이다. 과거 낮은 ESG 등급이 글로벌 기관 자금 유입에 걸림돌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상향은 비재무 리스크를 상당 부분 완화한 신호로 해석된다. 동시에 코스피200 구성 종목으로 새로 편입되며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과 장기 기관 자금 유입 기대가 커졌다. 실적 실망과 지배구조 논란으로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확대된 시점에 ESG 개선과 지수 편입은 중장기적으로 할인 폭을 줄일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내부자 매수와 리조트 콘텐츠 강화도 투자심리 개선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11월 중순 이찬열 전무가 장내에서 자사주 6,000주를 매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영진이 현 주가를 중장기적으로 매력적 구간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시장 해석이 나왔다. 외부에서는 목표주가 하향과 성장 둔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내부 임원이 직접 매수에 나섰다는 점이 일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바닥 인식 근거로 받아들여졌다.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와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이 준비 중인 세계적 DJ 초청 클럽 페스티벌, 크리스마스 마켓, 산타 이벤트, 호캉스 패키지 등 연말 프로모션은 리조트·호텔·엔터테인먼트 매출을 동시에 견인할 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카지노 중심 실적 구조에 레저·문화 콘텐츠 비중을 키우려는 전략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브랜드 가치 제고와 고객 저변 확대 효과도 기대된다.

 

테마 측면에서 파라다이스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복합리조트 대표주이자, 인천공항·영종도 복합관광 개발, 중국·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 회복, 호텔·호캉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ESG·코스피200 편입 수혜 등 여러 이슈와 연동된 종목이다. 최근 한 달간 주가 민감도가 컸던 재료는 3분기 어닝 쇼크와 경쟁사와의 실적 격차, ESG 등급 상향과 지수 편입, 연말 리조트 이벤트였다. 향후에는 외국인 관광객 수 추이와 VIP·MASS 고객 믹스, 추가 지배구조 개선 및 주주환원 정책, ESG 투자 자금 유입 여부가 테마 강약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동일 업종 비교에서도 강점과 약점이 교차한다. 영업이익과 마진 측면에서 파라다이스는 강원랜드·롯데관광개발과 함께 업계 상위권에 속하지만, ROE는 강원랜드 9대, GKL 10대보다 낮은 5대에 머물러 수익성은 중간 수준에 그친다. PER는 강원랜드 11배대보다 높은 10배대 후반, GKL 20배대 후반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성장주도, 디펜시브주도 아닌 중간 지대에 자리 잡고 있다. 밸류에이션은 동종 업계 평균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지만, 배당과 지배구조 약점이 일부 할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반면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복합리조트 통합 모델, 영종도 입지, 문화·엔터 콘텐츠 확장은 동종 업종 내 차별화 포인트로 지목된다.

 

전망과 투자 전략 측면에서 단기 1개월 구간에서는 실적 실망과 코스피200 편입, ESG 개선, 기관 매수세가 뒤섞인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차트상 11월 중순 형성된 14,000원대 중반이 1차 하단 지지 구간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15,000원선 위에서 거래가 안착하면 어닝 쇼크에 따른 공포 국면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대로 외국인 순매도가 재차 확대돼 15,000원선이 붕괴될 경우 14,000원선까지 조정이 재연될 소지도 남아 있다.

 

중기 6개월 관점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회복 속도, 인천 하얏트 인수 효과 가시화, 추가 지배구조·배당 정책 변화가 핵심 변수다. 보수적 시나리오에서는 16,000원선을 중심으로 박스권 등락을 이어가며 실적과 정책 모멘텀을 확인하는 흐름이 점쳐지고,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3분기 실적 쇼크 이후 신뢰 회복에 성공할 경우 2만 원선 회복과 과거 고점 23,000원대 재도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코스피200 편입, ESG 등급 상향, 연말 리조트 이벤트 등 테마성 재료에 따른 급등·급락 가능성을 동시에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글로벌 경기와 금리, 환율, 중국·일본 관광객 수요, 카지노 규제·정책 변화 등 외부 변수 역시 실적과 밸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다. 특히 주주환원과 지배구조 이슈는 향후 공시와 주주총회 논의에 따라 시장 평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관련 흐름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파라다이스의 주가 흐름은 실적 개선 속도와 ESG·지배구조 정책의 진전, 외국인 관광 수요 회복 정도에 좌우될 전망이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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