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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N 국수집 주인, 따스한 여름 한 그릇”…세월 이어온 밥상→울림의 순간 펼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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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N 국수집 주인, 따스한 여름 한 그릇”…세월 이어온 밥상→울림의 순간 펼치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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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의 국수에서 출발한 오늘N의 테이블에는 여름 햇살과 세월이 깃들어 있었다. 콩을 정성껏 맷돌에 갈아내는 국수집 주인의 손끝, 식사 시간마다 고소한 향기로 가득한 공간은 마을의 오래된 추억을 한 데 모았다. 면발을 들고 한 입 머금을 때마다 식당을 찾은 이웃들은 잠시나마 무더위를 잊었고, 국산 콩을 삶아 완성한 깊은 국물 맛에 고단함도 잦아드는 듯했다. 백태와 서리태가 전하는 각기 다른 담백함과 진한 풍미는 한 그릇 한 그릇에 오롯이 담겼다.

 

울산 남구의 70년 전통 낙지요리집은 어머니의 손맛에서 시작해 삼대가 이어가는 집이다. 서해 통발 낙지, 한우 곱창, 새우를 아낌없이 넣어낸 낙곱새 한 접시에는 가족의 희로애락과 사계절이 밴다. 어머니 한순자에서 장남 이광호, 그리고 손자까지, 가정 내 상실과 기적 같은 재회의 시간을 지내온 흔적이 주방 곳곳에 남았다. 수천 번 치댄 낙지의 쫄깃함, 세 번 불맛이 입힌 볶음의 깊이가 주는 감동은 푸근하고 따뜻했다.

“진한 콩국수와 500원 식당”…‘오늘N’ 국수집 주인, 이웃들의 따스한 여름→세대의 맛을 잇다 / MBC
“진한 콩국수와 500원 식당”…‘오늘N’ 국수집 주인, 이웃들의 따스한 여름→세대의 맛을 잇다 / MBC

경북 영천의 120년 고택에서는 오래 비워둔 대청마루와 삐걱이는 기둥 사이로, 아들과 어머니의 소박한 여름 소망이 깃든다. 직접 손질한 담장과 창호마다 가족의 시간이 켜켜이 스며들며, 집은 낡은 몸체 위에 새로운 기운을 품게 됐다. 무엇보다 아들이 온 마음을 다해 오래된 집을 되살리는 순간, 어머니의 잔잔한 미소에 집과 가족 모두 한층 더 가까워졌다.

 

진해 여좌동의 500원 식당은 다정한 자매와 이웃들이 아이들을 위해 방학마다 여는 특별한 풍경이다. 한때 통장이었던 이영순이 제안한 500원 밥상은 진짜 가족이 아니어도 밥 한 끼를 함께하며 웃는 사이가 됐다. 어색하던 아이들과의 인사는 밥상 위의 소박한 웃음으로, 마을 사람들이 모여 밥을 나누는 순간으로 이어진다. 작은 손에 숟가락 하나만 쥐어도 친구가 되고 이웃이 돼, 뜻깊은 한 끼가 세대를 잇는 다리가 됐다.

 

국수 한 올, 낙지 한 점, 시골 고택과 500원 식당의 밥상마다 대한민국 곳곳의 오래된 시간과 따뜻한 마음이 살아 숨 쉬었다. 오늘N이 빚은 여름날의 식탁은 잠시 잊고 있던 가족, 이웃, 공동체의 온기를 다시금 일깨웠다. 이 깊은 여운과 잔잔한 감동의 이야기는 7월 31일 저녁 MBC 방송을 통해 안방에 따스하게 전해졌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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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n#국수집#500원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