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 커졌다”…미 연준 발언에 글로벌 증시·비트코인 동반 랠리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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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4일, 미국(USA) 금융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부각되며 글로벌 증시와 가상자산 가격이 동반 반등했다. 이번 움직임은 금리 민감도가 높은 기술주와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되살리며, 향후 통화정책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금융시장을 어떻게 재편할지 주목을 모으고 있다.  

 

영국(UK) 소재 금융매체 인베즈(invezz)는 24일자 리포트에서 미국 주식시장이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를 앞두고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완화 전환 가능성을 반영해 위험자산 비중을 늘렸고, 아시아와 유럽(Europe) 선물시장도 동시에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연준 고위 인사 존 윌리엄스(John Williams)가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점이 시장 기대를 키웠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25bp) 인하될 확률이 일주일 전 30% 미만에서 57%까지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준 완화 기대 속 글로벌 증시 반등…비트코인 8만7,000달러 급등하며 위험자산 심리 회복
연준 완화 기대 속 글로벌 증시 반등…비트코인 8만7,000달러 급등하며 위험자산 심리 회복

외환·원자재 시장에서도 위험자산 선호 강화를 반영한 움직임이 감지됐다. 일본(Japan) 엔화는 달러당 156.54엔 수준까지 약세를 보이며, 일본 당국의 환시장 개입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자극했다. 유가와 금 가격은 후퇴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61.29달러, 금 현물은 온스당 4,045.45달러로 내려가며, 안전자산 선호가 일부 약화된 양상을 드러냈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에너지 수출국과 신흥국 통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포지셔닝 변화가 재점검되는 분위기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랠리를 주도했다. 인베즈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상대강도지수(RSI)가 27까지 떨어진 뒤 과매도 구간 진입이라는 인식 속에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며 8만7,000달러까지 급등했다. 전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3조달러를 다시 회복했고, 헤데라를 포함한 주요 알트코인이 6% 이상 상승했다. 파생상품 데이터 제공 업체 코인글라스(Coinglass)는 선물 시장 미결제약정(OI)이 1.9% 늘어난 1,270억달러 수준에 이르렀다고 집계했다. 레버리지 포지션이 확대되면서 단기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뒤따르고 있다.  

 

시장에서는 신규 알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기대가 심리를 뒷받침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리플 XRP와 도지코인 ETF 추진 전망이 부각되면서 관련 종목으로 자금 유입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솔라나(Solana)와 리플 XRP 관련 펀드로의 자금 유입도 강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USA)과 유럽의 규제 당국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어 알트코인 ETF 승인 여부를 놓고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따라 시장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다만 인베즈는 이번 반등이 구조적 추세 전환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와 미국·유럽 물가 둔화 수준, 글로벌 유동성 순환, 미국 대선 이후의 정책 기조 변화 등이 향후 가격 흐름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ETF 승인 기대와 펀드 자금 유입은 단기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규제 환경이 불안정하거나 매크로 유동성 여건이 악화될 경우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국제 주요 매체들도 위험자산 랠리의 배경으로 연준의 완화 전환 기대를 공통적으로 짚고 있다. 미국 경제지들은 연준 인사 발언에 힘입어 기술주와 성장주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 강세 가능성을 언급했고, 유럽 언론들은 통화정책 완화가 유로존 경기 둔화를 어느 정도 상쇄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현지 매체들은 엔화 약세 심화가 일본은행(BOJ)의 정책 정상화 압박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며, 통화정책 간 엇박자가 글로벌 자금 이동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당분간 투자심리를 지탱하겠지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만큼 급격한 위험자산 쏠림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긴장, 미국 대선 이후 통상·기술 정책 변화가 혼재한 가운데, 금융시장이 다시 강한 변동성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에서는 향후 발표될 미국 물가 지표와 연준의 공식 회의 결과,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 행보를 통해 위험자산 중심 회복세가 이어질지 가늠하려 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연준을 비롯한 각국 통화당국의 실질적 정책 전환 속도와 그에 따른 자산 가격 조정 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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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비트코인#글로벌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