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말리주맙도 바이오시밀러 시대"…셀트리온, 유럽 선점으로 항체치료 경쟁 가속
오말리주맙 기반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 시장이 바이오시밀러 진입으로 재편 국면에 들어가고 있다. 셀트리온이 자체 개발한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 옴리클로를 유럽 전역에 본격 공급하면서, 고가 항체치료제 중심이던 알레르기성 질환 치료 패러다임에 가격 경쟁과 접근성 확대 흐름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항체 바이오시밀러가 항암제 영역을 넘어 알레르기 면역질환까지 확장되는 분기점으로 보고, 향후 보험 재정과 처방 관행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9월 유럽에 출시한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제 옴리클로가 독일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 출시를 마쳤다고 25일 밝혔다. 옴리클로는 지난해 5월 유럽의약품청 EMA에서 허가받은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로, 해당 성분 계열 가운데 유럽 내 최초 승인 제품이다. 오리지널은 글로벌 제약사가 보유한 항체 치료제로, 장기간 고가 처방이 이뤄져 온 대표 알레르기·천식 생물학제다.

오말리주맙은 면역글로불린E를 표적하는 단일클론항체로, 알레르기 반응의 시발점이 되는 IgE를 선택적으로 결합해 비만세포와 호염기구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기전이다. 이 메커니즘을 통해 전신 가려움과 팽진이 반복되는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의 증상 빈도와 강도를 줄인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항체의 아미노산 서열과 3차원 구조를 고도로 유사하게 재현하면서, 세포주 개발 공정 제어 분석법을 통해 효능과 면역원성 안전성을 동등 수준으로 맞춘 제품을 의미한다. 셀트리온은 유럽 임상과 비교 분석 자료를 기반으로 기존 오리지널 대비 동등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북유럽 주요국 노르웨이에서 첫 출시한 데 이어, EMA 본사가 위치한 네덜란드에서 시장 선점 효과를 가시화했다. 네덜란드 법인은 다수 병원 그룹 입찰에서 승리하며 네덜란드 전체 오말리주맙 시장의 약 70퍼센트에 해당하는 공급 물량을 확보했다. 유럽 다수 국가는 생물학제 납품을 입찰 기반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초기 대규모 물량 확보는 향후 처방 점유율 확대와 보험 약가 협상에서 중요한 발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전략은 고가 생물학제 중심 만성 두드러기 치료 환경의 비용 구조를 바꾸는 신호로 해석된다. 바이오시밀러는 통상 오리지널 대비 약가를 낮게 책정해 의료기관과 보험자의 비용 부담을 줄인다.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는 증상 기간이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생물학제 투여 시 치료비가 급격히 증가하는 질환군이다. 옴리클로와 같은 바이오시밀러 공급이 확대되면 환자 접근성이 개선되고, 보험 재정에는 절감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셀트리온은 유럽 각국의 상이한 약가·유통 구조를 고려해 맞춤형 직판 전략을 세우고 있다. 스페인 영국 등 입찰 중심 시장에서는 현재 경쟁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가 부재한 점을 활용해 대형 공공병원과 지역 병원 네트워크 입찰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구상이다. 반면 독일처럼 자유 처방과 약국 중심 유통이 강한 국가에서는 병원 전문의와 개원의, 약국 체인 등을 대상으로 한 타깃 마케팅과 실사용 데이터 제시를 강화한다.
유럽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는 항암제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경쟁이 성숙 단계에 들어선 반면, 알레르기 면역질환 영역은 아직 초기 확산 국면이다. 미국과 유럽 주요 제약사는 오리지널 생물학제의 특허와 시장 지위를 방어하기 위해 제형 변경 또는 신규 적응증 확장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셀트리온이 오말리주맙 분야에서 퍼스트무버로 자리 잡을 경우, 후발 바이오시밀러 기업과의 가격 경쟁뿐 아니라 오리지널 대비 처방 패턴 전환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규제 측면에서 EMA는 항체 바이오시밀러 심사 과정에서 구조 분석 품질 관리 면역원성 평가를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옴리클로는 이런 기준을 통과해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적응증을 확보했으며, 향후 천식 등 다른 적응증으로 확대될 경우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여지가 있다. 다만 개별 국가별 약가 협상과 상환 범위에 따라 실제 처방 확대 속도는 차이를 보일 수 있다.
하태훈 셀트리온 유럽본부장은 옴리클로가 유럽 시장에 가장 먼저 진입한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로, 품질과 효능 안전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유럽 주요국 동시 출시를 계기로, 항체 바이오시밀러가 알레르기 면역질환 영역까지 확산되는 추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계는 옴리클로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어느 정도 점유율을 확보해 고가 생물학제 중심 시장 구조를 바꿀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