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G20까지 숨 가쁜 외교 일정 소화”…이재명, 튀르키예 향발하며 올해 다자외교 마무리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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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외교 성과를 둘러싼 평가와 국내 정치 부담이 맞물리며 이재명 대통령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 대통령이 중동·아프리카 순방의 마지막 일정으로 튀르키예로 이동하면서, 올 한 해 숨 가쁘게 이어진 다자 정상외교는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튀르키예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지난 17일 출발한 7박 10일 간의 중동·아프리카 순방의 마지막 여정으로, 아랍에미리트와 이집트, 남아공에 이어 네 번째 방문국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약 6개월 동안 주요 7개국 G7 정상회의, 유엔총회,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정상회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아세안 정상회의, G20 정상회의까지 연달아 소화했다. 대통령실은 이 같은 일정을 통해 한국이 다자외교 무대에 빠르게 복귀했다고 보고 있다.

 

G20 정상회의 기간 이 대통령은 22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공식 3개 세션에 모두 참석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 그는 국제적 포용 성장을 위한 해법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개발도상국의 부채 취약성을 완화하고, 다자무역체제의 기능을 회복하며, 개발 협력의 효과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세션에서 이 대통령은 기후 위기 대응 강화 의지를 강조했다. 동시에 한국이 글로벌 인공지능 AI 기본사회 실현 과정에서 적극적인 기여를 하겠다고 밝히며, 기술 발전과 국제 규범 형성을 병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내놨다.

 

공식 세션과 별개로 양자 및 소다자 외교도 병행됐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와 독일 정상과 양자 회담을 갖고 현안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인도와 브라질 정상과도 각각 회동을 진행했다. 아울러 한국이 주도하는 중견 5개국 협의체 믹타 MIKTA 회동에 참석해 중견국 간 연대와 역할 확대 방안도 모색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순방 마지막 방문지는 튀르키예다. 그는 튀르키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방위산업과 원자력 분야 협력 심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방산 수출과 원전 수주 확대 가능성이 관전 포인트로 거론된다.

 

이로써 이 대통령의 올해 주요 다자외교 일정은 큰 틀에서 마무리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약 2주 만에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9∼10월 유엔총회와 아세안 정상회의를 위해 연이어 출국했다. 이후 한국이 의장국을 맡은 APEC 정상회의를 주재했고, G20 정상회의까지 치르며 다자무대 경험을 쌓았다.

 

다만 한중일 정상회의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세 나라가 회의 개최를 조율 중이나, 외교적 환경과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연내 성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대통령실은 지난해 비상계엄 등으로 정국이 요동치면서 한국 외교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한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연쇄적인 다자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국이 국제사회 주요 무대에 다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다자외교 복귀가 경제·안보·기술 협력 확대의 토대가 됐다고 보고 있다.

 

올해 주요 외교 일정을 대부분 마친 이 대통령은 귀국 후 내치에 한층 무게를 둘 전망이다. 사법 과제를 비롯해 경제·사회 분야 개혁, 인공지능 전환 대응, 관세 협상 후속 조치 등 쌓여 있는 현안을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다자외교 성과를 국내 개혁 동력으로 연결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와 여야의 반응, 향후 한중일 정상회의 성사 여부에 따라 정국 구도는 다시 출렁일 수 있다. 정부는 다자외교에서 마련한 협력 과제를 국내 개혁 아젠다와 연계하겠다는 방침 아래, 향후 국회 협조를 구하며 내치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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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g20#튀르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