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기부 시대 연다”…서울대병원, 1비트코인 기탁 받아
디지털자산이 기부 문화에도 본격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후원자로부터 약 1억5700만원 상당의 비트코인 1개를 기부받으면서, 가상자산이 사회공헌의 새 도구로 부상하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IT·금융업계는 비영리영역에서도 가상자산이 투명하게 활용될 수 있는 사례로 주목하면서, 향후 보건·의료 분야 기부 패러다임에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11일 개인 투자자 김거석 후원인으로부터 비트코인 1개를 병원발전기금으로 수령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는 서울대병원이 자체적으로 처음 받은 디지털자산 형태의 사례다. 김거석 후원인은 가상자산, 인공지능, 양자컴퓨터 등 미래 기술 사업에 관심을 가진 투자자로, 과거에도 약 9억원(병원발전기금 8억원, 저소득층 의료지원 1억원 등)을 기부해왔다. 최근 그의 누적 기부액은 10억 5000만원을 넘어섰다.

기존에는 법정화폐나 주식, 현물 중심으로 진행됐던 사회공헌에서 이번 비트코인 기부는 디지털자산의 유동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부 인프라를 제시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정부의 비영리법인 가상자산 현금화 가이드라인에 따라, 해당 비트코인을 원화로 전환해 병원 발전기금으로 사용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자체 기부금 접수 및 운용 절차를 디지털자산 수용에 맞춰 재정비하고, 교육·연구·공공보건의료사업 등 다양한 용처에 기부금이 활용될 수 있는 선진화된 체계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주요 병원과 복지기관에서도 최근 가상자산 기부 수용 움직임이 확대되는 추세다. 이미 미국 및 유럽 등에서는 크립토(crypto) 도너십 플랫폼이 병원·대학 등에 도입되고 있으며, 비영리기관의 투명한 현금화 및 운용 시스템이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가상자산 기부의 경우 자금세탁 위험 등 규제 이슈도 동반되는 만큼, 서울대병원은 현 정부 정책에 맞춘 투명한 운용과 내부 감시 체계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암호화폐 기반 기부가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이고 다양한 분야로 확산될 수 있는 안정적 기반을 닦는다는 목표다.
업계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기부가 미래 의료와 복지, 공공부문까지 점차 확장될 수 있다"며 “산업계는 이번 사례가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술과 사회, 제도 환경이 융합되는 디지털 기부 문화의 정착 여부가 공공의료 분야 미래전략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