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X손예진, 분재마저 숨죽인 밤”→박찬욱 감성에 빠진 마스터스 컷
따스한 햇살이 스며든 공간에서 이병헌과 손예진이 서로 마주 앉았다. 어쩐지 완벽해 보였던 시간은 돌연 뒤틀렸고, 불균질한 집안과 섬세하게 조율된 조명 아래서 박찬욱 감독의 감성은 기대와 불안을 한데 뒤섞었다. 두 배우가 보여준 눈빛 하나, 숨결마다 현실의 무게와 가족에 대한 애착이 깊게 스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건드렸다.
‘어쩔수가없다’ 마스터스 컷이 베일을 벗으며, 영화를 기다리는 이들에게 특별한 비하인드가 전해졌다. 류성희 미술감독이 설계한 불란서 양식과 브루탈리즘이 교차하는 집은 주인공 만수의 불편한 진심과 닮았고, 우현미 소장은 앞마당과 뒷마당의 극명한 명암 대비로 진폭을 이루며 감정의 진동을 견인했다. 분재 전문가 유수형 교수의 견고한 손길이 닿은 분재들은 시나리오를 품고 살아 숨 쉬었다.

촬영감독 김우형은 영화적 리얼리즘을 넘어선 독특한 영상 언어를 예고했다. 분장감독 송종희는 고군분투하는 인물 만수의 초조함을 외면에 담아내, 배우 이병헌의 내면과 외양이 완벽히 조화를 이룬 순간들을 만들었다.
음악은 조영욱 음악감독이 이끈 현대와 고전의 대화 위에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 녹음의 깊은 울림을 펼쳤다. 첼리스트 장기엔 케라스는 박찬욱 감독의 세계가 관객을 완전히 끌어당긴다며 감탄을 더했다.
현장에서 제작진은 “배우들이 카메라 앞에 설 때마다 마법이 이어진다”는 고백과 “서로의 온기가 스며든 창작의 순간”을 가장 소중하게 회상했다. 진부함을 벗어나 세밀한 미장센, 정교한 연출, 그리고 믿음직한 배우 조합이 빚을 ‘어쩔수가없다’는, 오는 9월 24일 극장가에서 그 전모를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