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승 질주”…창원 LG, SK에 17점 차 대승→첫 챔프전 우승까지 단 1승 남았다
차분한 긴장감이 경기 시작부터 관중석을 감쌌다. 그러나 창원 LG의 조직적인 움직임이 초반을 장악하자, 만원 관중이 환호성으로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마레이, 양준석, 타마요가 버틴 LG는 단단한 팀워크와 집중력으로 우승 트로피와의 간격을 좁혔다.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이 9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렸다. 7전 4승제 시리즈에서 LG가 서울 SK를 80-63으로 제압하며 시리즈 3연승을 달성했다. 시즌 내내 준결승에서 보여준 저력을 이어가며, LG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챔피언 전선을 목전에 두었다.

경기 초반부터 양준석은 연속 어시스트를 뽑아내며 주도권을 LG 쪽으로 끌어왔다. 그의 패스를 받은 정인덕은 날카로운 외곽포를, 마레이는 골 밑에서 힘을 더했다. 1쿼터에만 마레이와 칼 타마요가 14점 합작포를 터뜨리면서 분위기는 단숨에 LG로 쏠렸다.
2쿼터를 거치며 SK의 실책을 틈타 LG는 3점슛 5개를 속속 성공시켰다. 쿼터 막판 허일영이 루즈볼을 따내 코너에서 3점과 자유투를 연달아 넣으며 점수차는 12점까지 벌어졌다. 이어 양준석의 먼 거리 3점이 림을 가르자, 창원체육관에선 거센 환호가 터져 나왔다.
후반에도 LG의 모래성은 무너지지 않았다. 유기상이 3쿼터 초입, 정인덕과 허일영이 뒤를 이으며 팀의 리드를 탄탄히 지켰다. 4쿼터에 접어들어서도 LG는 안심할 틈 없이 몰아붙였고, 경기 종료 3분 7초 전 유기상의 골 밑 득점이 결정타가 됐다.
아셈 마레이는 이날 20점 16리바운드를 쌓으며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타마요는 18점 6리바운드, 양준석도 14점 8어시스트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기 후 LG 선수단은 “단 한 경기만 더 이기면 구단의 염원인 챔프전 우승을 이루게 된다. 끝까지 집중해서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관중들 사이에도 “이토록 강한 LG는 처음”이라며 설렘과 기대감이 번졌다.
LG는 창단 이래 챔프전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2000-2001시즌과 2013-2014시즌엔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이번 시즌 마지막 1승만을 남겨두며 새로운 역사의 문앞에 서게 됐다.
4차전은 11일 창원체육관에서 이어진다. LG가 마침내 첫 정상을 밟을지, SK가 반전 드라마를 연출할지 농구팬들의 뭉클한 기대가 한껏 부풀고 있다. 하루의 끝자락, 관중들의 기억에도 오래 남을 경기의 서사가 또 한 번 펼쳐질 예정이다.